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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인 May 17. 2024

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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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빛이 나오는 곳을 쫓아 발을 옮겼더니, 어느새 사라진 발판이 내 몸을 허공으로 옮겼다. 


하얀 플라스틱과 실리콘으로 대충 마감된 빛이 새어 나오는 곳이 이따금  그곳이 천국으로 가는 길이라며 일러주는 것 같았다. 그래, 그래서 그곳을 향해 무턱 걸었다. 


신이 나를 구원해 준 것이라면, 왜 신은 어둠 속에 있었는지.


새벽 4시 보이지 않는 칠흑 속에서 뻗어 나온 무언의 손이 나를 그곳에서 꺼내주었다. 살게 했다.


우린 주로 착각 속에 산다. 


믿음, 신념, 가치관. 세상이 무너져도 나를 바꾸지 못할 것들이 고정관념이라는 표면 아래에 갇혀 지하수처럼 나를 먹고살게 한다.


하지만 오늘 이 빛이 어둠을 향해 쏟아져도, 내 기구한 몸덩어리가 그림자와 아스팔트와 맞닿아도


꿈벅거리는 눈으로 하늘을 쳐다보며 쏟아지는 별을 보며 그제야 애처로히 소원을 빌어봐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차피 행복이란 것은 나 혼자서 이루는 것이 아니다. 


좌절은 허망한 뉴스에서도

우울은 유튜브의 짧은 댓글에서도

삶이 얼마나 덧없고 부질없는 것인지는 매초-매 순간 피부의 모든 촉각으로 느껴지니 말이다.


그러니 항상 너의 주변 사람의 행복을 위해 살아라


이유는 모르지만 그 편이 더 멋있다고 누군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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