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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뱅 Dec 12. 2023

그 사람 뭐하는 사람이래?

시누이 보다 무서운 그녀의 친구들

무사히 그녀의 부모님과 첫대면을 마치고, 그녀의 학창시절 친구들과의 대면이 남아있었다.


"얘네들은 죽을때까지 볼 애들이야"

알아서 잘 하라는 듯한 그녀의 말에 난 한숨을 쉬었다.

부모님은 감사히 좋게 넘어가 주셨지만, 그녀의 친구들은 이미 20가지 질문 리스트를 보낸 상태였다.


1. 몇개월에 육아휴직을 시작할지

2. 출산후 복귀 계획및 아이의 육아와 근무시간등

3. 육아휴직 월급관련

4. 육아휴직 끝난뒤 육아분배 및 아이의 처우

5. 셋이 살기 여유로우며 각자 직장 중간의 집

6. 각자의 돈관리 계획

7. 아이육아비용

8. 각자 직업에 대한 계획

9. 산부인과 내원 비용 및 계획, 산후조리원 계획

10. 서로 진중하게 기할 것

11. 집안일 배분

12. 육아일 배분

13. 부모님에게 육아의지 하지않기

14. 혹시나 말하지만 축의금 후처리 어떻게 할지

15. 부모님 지원은 어느정도 받을수 있는지

16. 대출관련 각자 얼마까지 가능한지, 대출을 을 계획도 함께 세우기

17. 주택청약관련

18. 신혼부부 정부지원 정책 알아보기

19. 혼인신고 시기및 그전에 받을수 있는 개인청년혜택 받기

20. 지역별 임신혜택 및 육아혜택 지원정책


하나하나 중요하지만, 임신 사실을 안지 1주일된 우리에겐 어려운 질문들 이었다.


"이거 얘기해보면 도움이 되긴 하겠다."

부담스럽긴 했지만, 극단적인 T인 나는 싫지만은 않았고 극단적인 F인 그녀는 관심 없어보였다.


저녁 그녀의 친구들이 찾은 식당에서 그녀들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그저 죄인인 나는 어색하게 인사를 했고, 적막이 흘렀다.


"여기 누가 찾은거야? 괜찮다!"

그녀는 최선을 다해 분위기를 풀려했고, 나를 제외한 그녀들의 대화가 이어졌다.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일부러 피해가는 듯한 대화만이 이어졌고, 2차로 넘어가기로 했다.


"우와아~~ 여기 좋다"

해리포터에 나올 듯한 아늑한 와인바에서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됐다.


"얘가 생각보다 감정적이라, 예쁘게 말을 해야 들어요"

혼나는 자리이자, 앞으로의 미래 계획에 대한 평가가 이어질 자리라 예상했지만, 오랫동안 친하게 지낸 친구로서 어떻게 그녀를 대해야 할지 알려주는 대화가 이어졌다.


"그때 걔네들한테, 찾아가서 냅다 화 내주는게 고마웠어요"

학창시절 친구를 괴롭힌 애들에게 찾아가 대신 화 내줬다는 그녀, 생각보다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 했던 우리였기에, 더 의미있는 시간이 이어졌다.


"상처받지 않게 좋게 얘기하면, 알아들으니까 잘 대해줘요"

그녀의 친구들의 진심어린 당부의 말을 새겨들으며, 광주에서의 밤이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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