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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뱅 Dec 19. 2023

웨딩의 메카, 청담

웨딩에, 웨딩에 의한, 웨딩을 위한 그곳 청담

광주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이른 아침 출발한 우리는 오후에 웨딩 플래너와 만남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신부님, 신랑님"

똑부러질것 같은 인상의 웨딩플래너와 대면했다.

"생각해둔 예식일정이 있으신가요?

"11월 정도로 생각 중입니다"

배가 불러오기 전에 식을 끝내고 싶었던 우리는 11월을 마지노 선으로 잡고 있었다.


"보통 반년에서 1년정도 여유를 가지고 준비하시는데, 급하게 진행하셔야겠어요, 일단 결혼 준비 리스트를 보시고 얘기해볼까요?"

리스트를 본 우리는 눈앞이 깜깜해졌다. 준비할건 30항목이 넘어 갔고, 하나하나의 비용도 너무 높았다.


"일단 스드메 부터 진행하실건데, 일정은 언제가 괜찮으실까요?이왕이면 이번달 내로 끝내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3교대의 특성상 일정이 불규칙한 그녀의 스케줄과 스튜디오의 일정을 맞추는건 쉽지 않았다.

"이번달 말 밖에 시간이 없을거 같네요, 그때로 일단 잡아주세요"

마음의 준비가 아직되지 않았던 난, 약간 여유를 가지고 진행하고 싶었지만 플래너는 허락해주지 않았다.


"혹시 더 일찍은 안 될까요?"

플래너는 평일에 촬영이 가능하지 않은지 물었다.

"이번달 말에 제가 결혼을 해서요, 말씀해주신 촬영일이랑 제 식이 겹칠거 같아요."

플래너의 일정에 맞춰서 우리의 일정을 바꿀 수없냐는 요구에 난 황당함을 느꼈다.


"그럼 다른 분이 진행해주시면 안되나요?"

평일은 내가 휴가를 써야했기에, 거절 하려고 했다.

결국 오전에 플래너가 촬영준비를 봐주고, 본인의 결혼식으로 가기로 했다. 무서운 직업의식 이었다.


"오늘 계약하시면 10만원 할인 되요, 지금 결제 하시겠어요?"

시간이 촉박하다며 다소의 압박을 주면서, 제대로 상황에 대한 이해를 못한채, 본인의 결혼식 준비를 하는 와중에도 우리를 케어 하겠다는 플래너가 믿음직 스럽지는 않았지만, 어쩌겠는가 우리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예식장은 생각해두신데 있으세요?"

"일단 강남쪽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가능한 곳 리스트 보내드릴테니까, 최대한 빨리 알려주세요, 가능한 날이 있는지 확인해볼게요. 그래도 빈 자리에 예약하는거라, 할인이 될 거에요."

결혼식장도 막판 세일이 있는 듯 했다. 1년전에 예약하는 것보다, 2달 전에 예약하는게 훨씬 저렴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어떡할까? 일단 생각 좀 해보고 다시 올까?"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신중을 기하고 싶었던 나였다.

"그냥 지금 계약하자, 시간도 없고 난 여기 괜찮아. 다 이정도 가격이래"

그렇게 스드메 계약을 하고 식장에 대해 얘길 하던 중, 부모님께 전화가 왔다.


"너희 결혼식은 부산에서 할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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