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 후에', 그리고 어머니

by 박대우

'긴 하루 지나고 저편 언덕에․․․' 내가 노래방에 가면 꼭 부르는 노래, 전인권 님의 '사랑한 후에'다. 곡도 좋지만, 가사가 좋다. 특히 '․․․ 나는 왜 여기 서있나?' 이 부분이 좋다. 정말 나는 왜 여기서 있는지 모를 일이다.

이 대목을 목 터지게 부르고 나면 속이 다 후련해진다. 대개 이 노래를 부르다 보면 일행들이 다 같이 합창하곤 한다. 마이크를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다들 그만큼 이 노래에 공감한다는 뜻이다. 다들 외로우니까. 다들 도대체 '여기 왜 혼자 서있나?' 궁금하니까.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이 노래의 가사는 전인권 님이 자기 어머니의 죽음을 겪고 썼다고 한다. 그걸 알고 부르니 더 애달프다. 저번에는 눈물도 찔끔 나왔다.

우리 어머니는 올해 82세이다. 아직은 그런대로 건강하시다. 나이에 맞지 않게 다행히 무릎도 이상이 없으시고, 아직 산에도 다니신다. 다만, 경증이긴 하지만, 고혈압, 고지혈증이 있고, 이명이 좀 있으시다.

어머니는 이명 때문에 잠이 안 오고 죽겠다고 힘들어하신다. 의사에게 가도 "노인이 되면 대개가 그렇습니다. 이상이 없으니, 친구 삼아 지내시지요." 한다며 의사들은 인정머리 없고 엉터리라고 하신다.


이명은 본래 없었는데, 재작년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병간호하면서 생겼다. 그땐 "아버지가 죽으면 나도 따라 죽을껴. 이깟 이명이 뭔 대수여!" 하시더니만, 지금 그걸로 무척 고생하신다. "내가 뭐랬어요? 그때 본인 몸도 챙기고 건강도 조심하랬더니." 하며 가끔 핀잔을 준다.


그런데 참으로 걱정이다. 아버지를 여의고 혼자 사시는데 정말 아프시면 어쩌나 싶다. 우리는 맞벌이 부부이기 때문에 어머니를 특별히 모시고 돌볼 방법이 없다. 답이 없다. 그래서 나는 늘 어머니에게 '엄마 아프면 답이 없으니까 제발 약이랑 영양제 꼭 좀 잘 챙겨 드시라.'라고 닦달을 하곤 한다. 그런데 어쩌겠나? 세월의 힘 앞에 장사가 있으랴? 부디 최대한 건강하게 오래오래 지내시길 바랄 뿐이다.


일단은 내 건강부터 잘 챙기고, 어머니 영양제도 잘 산다. 드리고, 주말엔 텃밭에 모시고 가서 농사일과 식사도 같이 늘 해 드려야지.


그리고 이젠 나도 혼자 그만 서 있자. 청승도 그만 떨고. 그렇게 혼자 서있지만 말고 어디라도 자리를 찾아 잘 앉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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