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를 새로 시작하는 열에 여덟은 기세 좋게 시작했다가 이내 그만둔다. 처음엔 열정을 불태우지만, 실력이 받쳐주지 않기에 누가 같이 쳐주지도 않고, 무시당하기 일쑤다. 자존심도 상하고, 실력도 빨리 늘지 않으니 포기하는 것이다. 이를 악물고 버티다가도 '에이! 더러워서! 다른 운동이나 찾아봐야겠다!' 하면서 그만둬 버린다. 나머지 열에 둘만이 탁구를 지속한다.
사실 실력이 없으니,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탁구대 뒤쪽 의자에 하릴없이 멍하니 앉았다 그냥 가는 날이 있기도 하고, 같이 랠리 연습을 하다가도 게임을 하러 상대방이 가버리기도 한다. 속에서 열불이 나기 일쑤다.
그런데, 하수는 어쩔 수 없이 이런 걸 감내해야 한다. 더럽고 아니꼬워도 실력이 없으니 어쩌랴?
거꾸로 생각해 보면 이해도 간다. 커트, 드라이브, 스매시 등을 구사하면서 재미있게 운동하려고 없는 시간 쪼개서 탁구장에 온 것인데, 하수랑 '똑딱 볼'을 치려니 상대방 입장에서 내키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수는 할 수 없다. 어떻게든 자기보다 고수에게 빌붙어 탁구를 쳐야 한다. 필요하다면 밥도 사주고 술도 사줘야 한다. 이렇게 한 달 두 달 버티다 보면 안면도 생기고 실력도 붙어 탁구를 지속하게 되고, 6개월 정도 지나면 핸디라도 잡고 다른 사람과 게임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인고의 세월이 1년 정도 더 지나면 자기보다 하수들도 생기고. 이젠 그 하수들이 쳐달라고 보채는 날이 오는 것이다. 물론 실력이 더 좋은 고수들이 아직도 벌떼같이 많지만 말이다.
정말 탁구는 배울 것도 많고 배우는 과정도 힘들고 끝이 없다. 서브, 커트, 드라이브, 스매시, 백드라이브, 플릭, 리시브 등. 그리고 더 문제가 되는 것은 탁구 실력이 잘 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하루하루의 성취나 승패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꾸준히 해야 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어느 날 자신도 모르게 탁구 실력이 늘어있음을 알게 된다.
오늘도 고수에게 살살 다가가 본다. "시간 되시면, 한 게임만 쳐주시지요? 한 수 배우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