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 M. 조의 <전쟁 같은 맛>을 읽고
나는 엄마가 두렵기도 했지만, 엄마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더 두려웠다. 엄마는 목소리의 포로가 되어, 이전에 하던 일을 그만두라는 그것의 말을 고분고분 따랐다. //낯선 사람이랑 얘기하지 마. 전화받지 마. 밖에 나가지 마. 요리 그만해. 그만 먹어. 그만 움직여. 그만 살아.////
그렇게 어떤 의미에서 나는 엄마를 잃었다. 엄마는 사회에서 물러났고, 사회는 엄마를 내버릴 수 있는 무가치한 존재로 만들어 사망선고를 내렸다. 그것은 엄마로 하여금 인격을 상실케 하고, 모성까지 잃게 한 고정관념이었다. 정신병자가 사랑할 수 있거나 사랑받을 수 있다고는 여겨지지 않았다.
(그레이스 M. 조, [전쟁 같은 맛] 202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