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먹을 용기
일찍이 행동주의 창시자 왓슨(Watson)은 이런 말을 했었다.
"나에게 건강한 유아 12명을 주시오. 그러면 잘 만들어진 나의 특별한 세계에서 그들을 키울 것이고,
그들의 재능, 기호, 버릇, 적성, 인종에 관계없이 의사나 변호가 혹은 예술가나 기업의 사장 등
원하는 어떠한 전문가로도 키울 수 있습니다. 거지나 도둑이 되게끔 훈련시키는 것도 물론 가능합니다."라고.
왓슨의 말처럼 육아가 쉬운 것이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이, 세계가 이런 모습일까.
왓슨 이후, 많은 학자들이 행동주의를 비판했으니 내가 원하는 대로 아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오만하기 짝이 없는 말이었음이 드러났다. 아이가 자라나는 것은 왓슨이 주장하는 것처럼 그렇게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마음먹은 대로 육아가 된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교육심리에서는 나는 잘할 수 있다는 믿음 자체가 이후의 나의 인지, 행동, 정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이야기한다. 만약 나에게 풀기 어려운 문제가 주어졌을 때 어떤 사람은 '나는 못할 것 같아'라고 생각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어렵지만, 내가 노력하면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내가 진짜로 이것을 할 수 있나, 없나 하는 실제 능력과는 관계가 없다. 그냥 그렇게 믿어 버리는 신념인 것이다. 능력과 관계없이 나는 할 수 있다고 그렇게 믿어 버리면 그것은 내가 그 문제를 풀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반두라(Bandura)는 이것을 자기효능감이라고 명명하였다.
'자신이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기대와 신념'
행동주의자 왓슨은 마법을 부리지 못했지만, 반두라의 자기효능감은 마법을 부렸다.
많은 연구에서 자기효능감이 높으면, 좋은 결과들을 가져오는데.
만약 학생이 자기효능감이 높으면 학업 성취가 높고,
교사가 자기효능감이 높으면 학생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학생들의 좋은 성취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일반 사람들이 자기효능감이 높으면 우울이나 스트레스를 덜 느낀다고 한다.
그렇다면, 아기를 키우는 엄마&아빠가 자기효능감이 높으면 어떨까?
연구들은 자녀의 진로나 학업에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런 출발에서 나는 감히 부모가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마음먹는 대로 육아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렇지만 그 마음을 먹는 것도, 그 마음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이다. 그래서 함께 마음을 먹어보고자 연재를 시작한다.
기질적으로 예민한 첫째 아들, 오빠에게 지지 않고 매우 자기 주도적인 둘째 딸.
한 뱃속에서 나왔지만 어쩜 이리도 다른지. 옛날 어른들의 말을 새삼 공감하며 신체적·정신적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내어 오늘도 사랑스러운 눈으로 우리 아가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감히 당신에게 이야기한다.
"함께 마음먹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