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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버멘쉬 Nov 13. 2023

10편. 도전은 계속된다

‘늦어도 괜찮더라고요’

나는 그렇게 24살 새내기가 됐다. 사실 마지막 수능은 응시하지 않은 채 원하는 대학에 붙었다. 인생은 참 아이러니하다. 수능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내 합격에는 수능이 필요 없었다. 그래서 인생이 재밌다는 것일까.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때로는 생각지도 못한 일에 희로애락을 느끼니까. 혹은 어쩌면 운명일까?


합격 후 많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기쁨과 행복의 감정이 가장 크지만. 그리고 다시 새롭게 생긴 고민이 생겼다. 대학 적응의 문제였다.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난 24살 새내기고, 대학 동기들은 20살 남짓한 친구들일 텐데…….’

5수의 나이로 입학할  스스로가 너무 걱정이 됐다. 원래도 매년 새 학기에 고민이 많은 사람이었는데, 나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로 입학 전부터 위축이 됐었다.


그러나 내 고민은 결국 기우였다. 난 내 생각보다 상황에 잘 적응했고, 대학 동기들과도 나이차가 무색하게 친구처럼 나름 잘 지냈다. 그리고 나는 사실 대학교에 새로 입학하자마자 친목보다는 내 꿈을 향한 도전들에 집중을 하느라 정신없이 보냈다.


어릴 때부터 난 가만히 공부를 하기보다는 학교에서 주최하는 여러 교내 대회에 열심히 참가하는 도전적인 학생이었다. 이런 나의 성향이 대학에서도 드러났다. 난 1학년 1학기 때부터 ‘토론 동아리’ 등에 들어가 거시적으로 내 인생에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하고자 노력했다. 또한 학교 신문사의 수습기자 생활을 거치며 바쁘게 지내기도 했다.


1학기가 끝난 후, 내게 새롭게 ‘전과’라는 목표가 생겼다. 재학 중인 인문대학도 좋은 점이 많았고, 학문을 깊게 탐구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그러나 경영대학으로 전과한다면, 나의 시야가 더 넓어질 것이고 내게 오는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 역시 수월한 것은 아니었다. 인문대학은 전출제한이 있어서 각 과의 모두가 전과 원서를 쓸 수 없다. 특히 내가 속한 과는 소수과라 3등까지만 전과원서를 접수할 수 있었다. 나는 1학기에 학과 5등이었다. 그런데 내게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1학기에 학점에 많은 노력을 쏟지 않았는데, 5등이라면 2학기에 내가 학점을 좀 더 신경 쓴다면 학점 4.5 한 번 받아볼 수 있지 않을까?’


사실 나는 원래 내 능력보다 목표를 크게 잡는 경향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내 성향으로 인해 항상 실패도, 좌절도 겪지만 그만큼 많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어쩌면 무모한 생각이었을지도 모른다. 1학기의 학과 내 1등부터 3등은 너무 명확했고 내 학점보다 안정적으로 높았다. 그래도 나는 이전에 논술 합격 경험을 통해 도전을 한다면 1% 가능성이라도 있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가능성은 0%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탓에 이번에도 하는 데까지 노력해 보기로 결심한다.


사실 나만의 전략이 있었다. 대학을 다니면서 내게 ‘보통의 사람보다 글을 빨리 쓰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 능력은 논술형 시험에서 빛을 발한다. 짧은 시간 동안 더 많은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은 질도 중요하지만 대부분은 글의 양이 많을수록 질이 높을 확률이 높다. 그래서 글에서 양과 질은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다. 


내 능력을 파악하고 나는 전공 필수 과목 이외의 교양은 토론을 하거나 글을 써야 하는 등 내가 강점을 지닌 부분을 시험으로 요구하는 교양 수업을 수강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나는 결국 1학년 2학기를 4.5로 마무리하며 해당 학기 과 1등, 1학년 전체 과 3등으로 전출 제한을 뚫었다. 동시에 내가 지닌 능력에 대한 어느 정도의 확신도 함께 생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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