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유로이 Dec 13. 2024

아내에겐 대화가 필요했던 하루

밤 12시가 되었을 때 쯤 아내가 옆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회사에서 속상한 것들을 하나둘씩 토해낸다. 


아닌 척 하지만 그 말 하나하나에는 슬픔이 담겨 있어서

듣고 있는 내 마음도 함께 무거워진다. 

그래도 혼자 들고 있을 때보다는 함께 드는 것이 덜 무거웠길 바래본다. 


아내는 예전부터 회사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이런 일이 있었어, 저런 일이 있었어"

대부분 납득이 안되는 이상한 일이나 화가 나는 사건들을 말하는 것이다 보니 

예전에 야근으로 지쳤던 날에는 그것을 들어주는 것이 사실 힘이 들었다. 


'좋은 것만 생각하고 싶은데...'

'부정적인 것들로 내 마음을 채우고 싶진 않은데...'


T성향을 잔뜩 담아 조언 같은 위로를 보내면

반송 된 우편물처럼 아내에게 끝내 닿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냥 들어만 주면 돼"


나는 그게 어려운 것인데

나는 그게 왜 어려운 걸까



시간이 흘러서 오늘이 되었다. 


나는 공감하면서 듣는 것이 조금은 익숙해졌다. 

아내는 나의 말을 받아들이는 부분이 늘어났다.


전보다는 나아지고 있는 우리는 보면

여전히 우리는 어른이 되어 가고 있는 성장기라는 생각이 든다. 

30대도 끝나가는 마당에.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말에 

독서를 권했다. 


내가 해주는 100마디 말보다 

스스로 느끼는 1마디 말이 더 와닿을 것을 알기에


책에서 답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단 한줄이라도 지금 상황의 너에게 도움이 되는 문장이 있을거라고


그랬으면 좋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