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쉬운 연결
TV로, SNS로, 무의미한 장난과 허세 넘치는 작은 아이콘들로, 수많은 가상으로 가는 것 말고 더 쉽게 외로움을 달랠 방법이 있나? 내가 아닐 수도, 그 어느 때보다 나일 수도 있게 하는 익명의 창들은 무경계, 무한계로 정보를 집어던지고 안락하며 쓸쓸함의 안전한 도피처이기도 하다. 연결에의 충족. 내가 발 딛고 세상에 존재한다는 감각. 그러나 그건 이미 알고 있듯 유령의 감각이고 스스로 창조하고 상상하는 것이 그 자신의 물리적 실체를 지우는 행위기도 하다.
모두가 자신을 가장한다. 정체가 모호한, 지극히 주관적인 자신을 포스팅하고 콜라주 한다. 요란한 익명의 작품들 속에서 서로를 구분하고 무리 짓고 복사하고 삭제한다. 이 편리함에 공허함이 붙지 않는 것도 부자연스럽다. 이 유용함에 빠지지 않기란 고독하지 않다는 선언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단순히 우리가 사회적, 감정적 삶의 그토록 많은 요소들을 기계에 떠맡겼기 때문에 소외된 것이 아니다... 그 일부 동력은 관계 맺음이라는 것이 힘들고 무섭고 때로는 견딜 수 없이 위험하다는 데 있다… 그 도구의 치명적인 매력의 원천은 그것이 소유자가 사람들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연결 수단을 제공한다는 데 있다. 특히 소통하려는 자들이 절대 거부당하거나 오해받거나 압도당하거나 그들이 기꺼이 주고자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관심과 친밀함과 시간을 요구받을 위험이 없는 종류의 연결이다."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산다. 어느 집단, 어느 장소든 진입 가능하다. 하나의 마을 혹은 도시만큼의 추종자를 거느리는 사람이 수천만 인 시대, 감쪽같이 은폐할 수 있다고 믿지만 모든 것이 공개 가능한 세상에 산다.
"인터넷이 그렇듯, 덧없어 보인 것이 실제로는 영구적이었고, 공짜처럼 보인 것이 사실은 이미 값을 지불한 것이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고 우리는 각자의 부분을, 또 타인의 일부를 헐어내고 잃게 하는 것으로, 전시되는 수치로 값을 치르고 있다. 매일 손에 쥐어지는 그 수많은 창을 외면하기란, 그 연결을 끊어내는 일은 마치 줄 없는 번지점프를 하는 기분이다.
"친밀함의 필요와 그로 인한 두려움이 교착 상태와 마비를 초래하고, 이 고독한 미로에서 투쟁하기보다는 그저 카메라, 녹음기, 텔레비전 같은 도구와 협력해 버리고, 그것을 방패, 기분전환 도구, 안전지대로 삼는 것이다."
- 올리비아 랭 <외로운 도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