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발로 정신과 찾아가기
언제부터인가 울다가, 울다가 지쳤다. 그렇게 지쳐서 잠이 드는 날이 여러 날 계속되었다. 그나마 잠이라도 들면 다행이었다. 잠도 오지 않는 나날들이 수없이 반복되었다. 잠을 자려고 누우면 재깍재깍, 시계바늘이 움직이는 소리가 한없이 크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원래부터 있었던 소리였는데 밤이 되면 시계 바늘이 움직이는 소리가 머릿통을 치는 느낌이었다. 시계소리와 함께 다른 물건들도 각자 소리를 내는 듯했다.
게다가 어떤 날은 내 눈 앞에 보이는 가위, 칼 등의 도구들이 원래의 사용 목적으로 보이지 않고 다른 용도로 쓸 수 있을 것 같이 보였다. 어떻게 죽는 것이 가장 좋을지 고민하기도 하고, 한강에 가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었다. 사람들이 죽는 장소로 왜 한강을 선택할까에 대한 동의가 되는 날들이었다. 베란다 난간에 매달려 보기도 하고 높은 곳에 자주 올라갔다. 그렇고 그런 말로 설명하기 힘든 나날들이 한동안 계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손으로 무언가 일을 저지르기 전에 병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울기만 하다가는 정말 큰일 날지도 모른다는 지인들의 조언도 있었다. 그나마 내가 정상(?)적인 기분의 범주 안에 있는 날에 병원에 전화 예약을 했다. 병원에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정신과 예약은 쉽지 않았고, 긴 대기시간이 필요했다. 그런 시간을 견디고 병원에 간 것을 생각해보니 병원을 찾은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번, 아니 수차례 용기를 낸 결과 지금까지 올수 있었던 것처럼.
사실 내 발로 나를 병원 안에 밀어 넣는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내가 진짜 환자가 된 것 같고, 그동안 없었던 병을 만드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자문도 계속하였다.
그렇게 병원의 간 첫날, 병원 대기실에서 한참 쭈뼛거리다가 티비에서만 보던 정신과 진료실에서 의사를 만났다.
그렇게 나의 정신과 치료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