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서다

by 미누

나른한 일요일,

지저귀는 새소리에 눈을 떠서


창가에 비치는 햇살에

눈을 비비며 일어나


느긋한 아침을 배경으로

느즈막한 아침을 차린다


한껏 부풀었던 생각 풍선

그득한 바람이 빠져나가고


무엇을 더 할까 고민 말고,

무엇을 덜 할까 생각 해


시원한 가을 바람이

물빛 바다 위로 일렁이고


마른 마음을 촉촉하게 채우는

시간이 깊어지는 소리


깊어가는 건 이렇게 아름답고,

채근하지 않고 불어오는 바람에 문득

오래 오래 서 있고 싶지.













나만 자꾸 뒤쳐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문득 우울해졌다가

세상의 소리를 끄고,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며

끄적이는 글귀에 다시 행복해지는 거 보면,


행복이란 참 별거 아닌데 있어서 자꾸만 적고, 자꾸만 기억해야 하나보다.

그토록 무더웠던 여름이 가고 내가 사랑하는 가을이 온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오늘은 참 행복한 날이 아닌가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느즈막한 아침 만으로도 참 괜찮은 날 아닌가.




KakaoTalk_Photo_2025-09-14-10-03-20 001.jpeg






이전 13화Let It Fl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