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요일,
지저귀는 새소리에 눈을 떠서
창가에 비치는 햇살에
눈을 비비며 일어나
느긋한 아침을 배경으로
느즈막한 아침을 차린다
한껏 부풀었던 생각 풍선
그득한 바람이 빠져나가고
무엇을 더 할까 고민 말고,
무엇을 덜 할까 생각 해
시원한 가을 바람이
물빛 바다 위로 일렁이고
마른 마음을 촉촉하게 채우는
시간이 깊어지는 소리
깊어가는 건 이렇게 아름답고,
채근하지 않고 불어오는 바람에 문득
오래 오래 서 있고 싶지.
나만 자꾸 뒤쳐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문득 우울해졌다가
세상의 소리를 끄고,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며
끄적이는 글귀에 다시 행복해지는 거 보면,
행복이란 참 별거 아닌데 있어서 자꾸만 적고, 자꾸만 기억해야 하나보다.
그토록 무더웠던 여름이 가고 내가 사랑하는 가을이 온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오늘은 참 행복한 날이 아닌가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느즈막한 아침 만으로도 참 괜찮은 날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