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 창으로 옛사람의 세계관을
들여다보다

(강토에 서서 철할-지명 속의 세계관-을 생각하다 1화)

by 오해영

지명(지리)의 창을 통해 철학을 본다?


지명지리는 철학과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지역의 지명을 부를 때 그 이름 속에 담긴 의미와 역할을 잘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명은 단순한 위치 표시가 아니다.


어떤 장소가 공동체의 삶터로 되면 그곳을 부르는 이름 즉 지명이 생긴다. 이 생겨난 지명은 사라지기도 성장하여 현재까지 전달되기도 한다. 지명의 생사 과정은 자연과 인문의 상호 작용 결과이다.


따라서 지명에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인생관이나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알아볼 수 있는 작은 창으로 여김은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이른 시기 지명 부여는 방위사를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예를 들면 어느 종족이 어떤 지역으로 삶터를 옮길 경우 그들은 그곳의 이름을 지을 때 방향을 구분하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동쪽에 있는 마을 또는 서쪽에 있는 고을이라고.


이처럼 아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위사는 방향을 가리키는 단순한 표시일 수 있으나 그 말 깊은 곳에는 옛사람의 세계관이나 인생관이 숨어 있는 경우가 있다.


그리하여 다음 회부터 연재할 글의 소제목을 강토에 서서 철학-지명 속의 세계관-을 생각하다로 정하고 글을 게재할 예정이다. 글의 소재는 한반도와 중국의 지명에 새겨진 전통 미덕의 찬미, 평화를 바라는 마음, 비와 바람의 순조로움 기원, 국가의 평화, 백성의 편안등이다.



별, 별자리 모양, 음양과 지명의 만남


아주 오래전 지도도 없고 문자도 없을 때에도 사람들은 삶터를 옮기면서 살아야 하는 경우가 흔했다. 그렇게 된 주요 원인은 먹거리 확보였다. 생산능력이나 가공기술이 아주 낮았기에 살던 지역을 떠나 더 많은 먹거리를 얻을 수 있는 지역으로 삶터를 찾아 옮겨야만 했다.


아마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로의 여행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때 가야 할 방향이나 지역을 어떻게 구분하고 인식하였을까? 그 당시 쉬운 방안은 별과 별자리였다.


이런 새로운 삶터로의 이동과 또 떠남이 오랜 기간에 걸쳐 일어난다. 그러면서 떠나야 하는 삶터와 새로 찾은 삶터에 어떤 공인된 표지 즉 지명을 부여하였는바, 바로 방위를 가리키는 용어인 상하 좌우 동서의 글자를 사용하여 지명을 지었다.


중국의 경우


중국 땅에 오래전부터 살았던 사람들은 다른 지역을 개척할 때 원래 살았던 근거지를 기준으로 하여 새로운 삶터에 방위사를 사용하여 지명을 지었다. 이를 통해 아주 옛날부터 중국 땅에 살았던 사람들이 이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어


지명의 속살에 옛사람들의 철학이 스며있는 것이다. 이는 지명이라는 작은 대롱 구멍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특이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한반도의 경우


우리 겨레의 경우도 이 강토에 삶터를 일궈온 시기는 아주 오래되었고 삶터를 이동하며 살아왔다. 그들은 강 또는 해안선을 따라 이동했다. 그러기에 강물이 흐르는 방향이나 해안의 굽어짐으로 방향을 인식하기도 하고 그곳에 깃든 영적인 존재나 특별한 자연을 인식하는 방식도 사용하였을 수도 있다.


또한 고대 우리 겨레의 큰 이동 흐름은 한반도 북방이나 만주에서 남쪽으로 이동이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들이 지은 지명에는 그들의 생각과 그 지역의 이야기가 깃들기도 했다. 역시 이 땅이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의 세계관이나 인생관을 추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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