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에 서서 철할-지명 속의 세계관-을 생각하다 2화)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본 지가 언제였을까? 기억조차 가물가물함이 오래전에 봤지만 마음이 크게 동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하늘의 별을 잊고 살아간다. 옛 삶은 달랐다.
옛날 사람들은 왜 별을 바라보았을까? 그들은 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먹거리와 삶을 구상하였다. 별 보기 생존하기 인생관을 서로 깊게 연결하였다.
그들은 삶터에서 생존에 필요한 물품을 주로 농사를 통해 조달하였다. 농업 생산은 지리 기후와 불가분의 관계임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더 나아가 삶 자체도 하늘의 별과 관련된다고 인식하였다. 그러하다 보니 안정적인 농업 생산은 물론 세상과 나를 바라보는 철학도 하늘의 별을 올려다보고 생각하였다.
아주 이른 시기 대자연의 넓고 큰 땅에서 살았던 중국인들은 하늘과 땅 그리고 세상의 상호작용을 믿었다. 농업생산은 천문 시간 지리의 상호작용에 좌우된다고 생각했다. 사마천의 사기(오제본기)에 따르면 요임금은 일찍이 별을 관찰하는 관리를 두고 사방으로 돌아다니게 했다. 춘하추동의 시기를 어떤 지역의 지리와 특정 시점에 하늘의 태양과 별자리 위치를 보고 설정했다.
또 어느 삶터와 다른 지역과의 구분이 필요했는데 가장 기초적인 방법이 방향이었다. 정위치 위성도 없을 뿐만 아니라 나침판도 없던 시대에 방향을 어떻게 나눠 지리를 정했을까? 바로 그들의 머리 위 하늘에 위치가 뚜렷한 항성이 있음을 알고 이를 활용하여 위치와 방향을 모색한 것이다
그들은 하늘을 별자리로 구역을 나누고 각 구역을 대지상의 행정구획과 하나하나 대응시켰다. 이러한 인식이 지명으로 확장된다.
중국의 고대 천문서에 따르면 원리(분야分野라 함)는 다음과 같다. 하늘을 반원으로 구획한다. 항성(별자리)의 지시방향으로 28 별자리가 있고 땅에는 이와 대응되는 주역州域이 있다고 생각했다. 또 다른 방법은 별자리 각도 높이를 계산하여 머리 위 하늘의 중심인 북극성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별자리를 중궁中宮이라 하고 주변을 동서남북 4궁으로 나눴다.
이 방법으로 행성 움직임을 측정하고 방위 구분과 일월 및 추워질 시기등에도 사용되었다. 그래서 어떤 주군州郡은 별자리에서 지명을 땄다.
분야 이론 정립에 큰 공을 세운 동한왕조의 학자 정현은 12 별자리와 중국의 영토에 설치된 행정구역인 12주는 서로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별자리 지명의 예를 보자.
별자리 궁은 석목析木으로 중국의 동쪽인 연나라 지역에 대응된다. 1012년 요 성종은 요양부의 화산현花山顯을 석목현析木縣으로 개명하였고 요 제국 남경 유주를 석진부析津府라 하였다. 석목현은 요 나라 멸망으로 사라지고 단지 오늘날 요령성 해성시에 석목鎭이 있을 뿐이다.
호남성 누저시婁底市는 28 별자리 중 누와 저 별의 이름인 누저에서 유래되었다. 현재는 누성구樓星區라는 지명이 있다. 누별자리는 누와 저 별이 싸워 휘황하게 빛나는 곳이며 저 별자리는 동방 청룡으로 인식되었다.
현재의 안휘성 회남시 수현壽縣은 천상의 수성별자리壽星分에 대응하여 이름을 얻어 지금에 이른다. 광서장족자치구의 유주시柳州市 이름도 이와 같다. 이들은 별자리와 지명이 연결되는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런 인식은 후세의 천인감응(하늘과 사람이 서로 감응하여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유교적 통치 철학)의 철학이론으로 발전하였다.
이런 우주에 대한 지식과 천문 연구는 생산활동의 원리를 하늘과 땅의 대응이라고 생각했으며 역대 역사서에 보이는 천문의 이상함과 주군州郡에서 발생한 재해 반란등도 역시 그런 인식의 연장선이다.
별은 하늘에만 있는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 땅의 질서를 설명하는 기준으로 인식
한반도의 경우
고대 한민족의 경우 사료나 문헌이 매우 적어 하늘의 별자리와 지명 그리고 삶을 연결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하늘의 별자리는 지상을 비추는 거울이자 인간의 길흉화복과 수명을 관장한다고 믿었으며 이를 통해 하늘과 땅이 서로 순환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하늘의 별자리와 땅의 위치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에 고인돌 덮개에 북두칠성을 새기거나 고구려 고분 벽화에 28수 별자리를 그렸다.
또 별이 지명으로 스며든 사례를 보면 성주는 하늘의 별과 대응되는 지역으로 지명 자체에 별星이 들어 있으며, 별티星峴고개 덕성동德星洞 복성동福星洞등 별과 연관되었을 듯한 지명이 많다.
한중의 별자리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여 보면 지명의 대응이나 천인감응 한다는 인식이 유사하나 차이점도 있다. 중국은 지명이 별자리와 대응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중요도시나 황제에게 별자리 이름을 붙이는 경향이 있었으나 한반도는 실제 해당 지역의 산세 지형 지리적 특징에 맞추어 별 이름을 사용했다.
또한 중국에서 현존하는 별자리 연관 지명 지역은 중심지역인 중원이 아니고 변방이다. 한족이 변방 오랑캐라고 여긴 거란족의 요 성종은 어떻게 한족의 사고방식에 따라 지명을 지었을까? 현존하는 별자리 이름의 지명은 매우 적음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