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을 더 이상 구독하지 않고,
새 글 알림도 받아볼 수 없습니다.
베이킹을 좋아해서 수시로 밀가루와 설탕, 버터를 뒤섞는 아들 옆에서 보조를 맡다가 아들에게 문득 물었더랬다.
" 훈이야, 나중에 니 아내가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 (잠시 정적) 이혼해야지 뭐."
" 아니~ 이혼을 그렇게 쉽게 하면 되나~ 애초에 우리 가족과 잘 어울릴만한 여자로 잘 골라야지."
"그런데 뭐 엄마를 싫어할 정도면 그사람이랑 잘 되겠나?"
아직은 열 세살. 품 안의 자식이다.
10년 후면 남의 남자가 될 아들이 끓여준 세상 귀한 미역국.
나보다 생일이 이틀 빠른 누나 생일 미역국을 만드는 것을 옆에서 보며 도제교육?!을 받고 쇠고기 넣고 참치 액젓 넣어 맛을 낸 미역국. 뭔가 밍밍한 것 같아 나중에는 진간장을 넣어 마무리 했다는 진간장 치트키 미역국.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남의 남자가 되어도 때때로 나와의 추억에 행복해 할 수 있기를 바라며 팥밥에 한그릇 말아 후루룩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