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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설은 어떤 웹소설 플랫폼에 잘 맞을까?

by 북레터

-행운은 바람처럼 내 곁을 스쳐 지난다. 마음이 너그럽게 열려 있는 사람, 미세한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만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카카오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기 3년 전, 정말 스치듯 누군가 나에게 브런치에서 글을 써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었다. 브런치 작가가 뭐지? 브런치 타임에 글을 쓰는 작가? 아니면 브런치처럼 산뜻하고 무겁지 않은 글을 쓰는 작가? 22년 겨울 나는 그 제안을 가볍게 흘려버렸고 ‘카카오 브런치’는 까맣게 잊어버렸다. 어쩌면 행운이었을 그 조언을 나의 무지함으로 잡지 못한 것이다.

그로부터 2년의 시간을 흘려보내고 아무래도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질 무렵 나는 수많은 웹 소설 플랫폼을 써치했다. 문피아, 네이버 웹소설, 카카오 페이지, 조아라, 교보에서 운영했던 창작의 날씨. 워낙 웹소설이 활성화된 시대라 마음만 먹으면 어디에든 소설을 연재할 공간이 많은 것으로 생각했던 것은 무지함에서 비롯된 착각이었다. 지금 생애 처음으로 소설 연재를 꿈꾸는 작가님이 계신다면 웹소설 플랫폼들의 특징을 어느 정도 파악해야 한다.



<대표적인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 – 판타지, 무협이 강세. 남성 독자들에게 어필.

*카카오 페이지 – 로맨스와 로판이 주류

*네이버 웹소설 – 로맨스, 로판, 무협 다양하나 무림의 고수들이 활약하는 무시무시한 플랫폼

*조아라 – 로맨스 주류.

*창작의 날씨 – 다양한 문학 작품 연재 가능하나 인지도 면에서 조금 마이너함. (결국 24년 서비스 종료함)


로맨스, 로판, 무협이 아닌 순수 문학에 가까운 나의 소설은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낄 자리가 없었다. 그나마 창작의 날씨가 순수 문학에 열린 공간이라 23년 여름에 글을 실어볼까 잠깐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이상하게 노트북에 작성한 글을 업로드하는 과정에서 깨져버렸다. PC방으로 옮겨 작업하다 자연스럽게 깨달았다. 지금 이곳에 연재하는 것은 주님이 원치 않는다는 것을.


그렇게 다시 시간을 흘려보내다 24년 고난 주간 브런치 스토리에 작성해둔 소설 1화를 보냈는데 작가 승인이 된 것이다. 승인을 받고 나서야 비로소 브런치 스토리 공간을 탐색해 보았다. 네이버 블로그 <한줄 책방> 북리뷰 블로거로 활동 중이라 이웃님들이 브런치 작가를 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브런치 스토리에서 어떤 글이 주류를 이루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작가 승인을 받은 것이 3월 29일인데 소설 연재를 시작한 것은 5월 1일이다. 브런치에 들어와 작가님들의 다양한 글을 읽을수록 카카오 브런치 역시 추리와 미스터리가 섞인 나의 소설 , <www. 판데모니움.net>를 연재하기에 적당한 공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카오 브런치는 생활 에세이, 직업 에세이, 전문가 에세이가 주를 이루는 공간. 약 20% 정도의 연재가 소설과 시에 해당하는 듯 보였다. 연재 중인 소설도 대부분 로맨스나 순수 문학에 가까운 것들이었고 장르 소설은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아주 가끔 장르 소설이 보이기도 했는데 에세이 작가님들에 비하면 구독자가 그리 많지 않았다. 물론 카카오 브런치를 통해 등단한 소설가도 있지만 에세이 작가에 비하면 확실히 적은 수였다. 이 지점에서 다시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누가 처음 연재를 시작하는 새내기 작가의 소설을 읽어줄까? 그야말로 번지수 잘못 찾은, 세상 미련한 일이 아닐까? 작성해둔 분량의 소설을 업로드 하는데 다시 한 달간의 고민이 이어졌다. 그냥 연재하지 말고 다 완성한 후에 공모전에 출품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기울었다가 고난 주간의 응답을 떠올렸다.


그래, 미련해 보여도 주님이 인도하시는 길을 가자. 인간인 내가 장래의 일을 어찌 알 수 있을까? 그렇게 5월 1일, 첫 화인 <제로데이 공격>의 연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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