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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숙 Aug 01. 2024

잘자흐 강에서 노을에 물들다

7.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1)

길 위를 중얼거리 듯 체스키에 비가 내린다. 차마 떠나는 치맛자락을 잡을 수 없는 체스키의 소심한 인사려나~


한국사람 넷, 중국사람 넷이 봉고를 타고 세 시간 달리는 동안 추적이는 빗소리만 들렸다. 호그와트 근처 호그스미드역으로 향하는 9와 3/4 정거장이 체스키에도 존재했던 게 틀림없다. 검문도 검색도 없이 논스톱으로 비에 실려 닿은  곳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다.


 잘츠부르크 거리를 걷다 보면 어디서든  잘자흐 강이 보이고,  위로 사랑의 맹세를 증명하는 자물쇠가 반짝반짝 윤슬처럼 빛을 낸다.


 

산책보다는 쉼 타임이니 자물쇠다리가 바라보이는 강가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겼다. 아주 오랫동안 강이 흐르는 굽이를 따라 마음을 흘러 보냈다.


해가 사정없이 째려보는 즈음에야 다시 산책돌입을 한다. 정말 우연히  쑥 들어섰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 게트라이데거리였다. 고풍스러운 건물마다 아름다운 수공작품으로 만든 이름표를 달고 있다. 가게의 특징을 표현한 독특한 수공간판은 모두 예술작품이다. 글씨를 모르는 사람들을 배려하기 위하여 만들었다는 의미가 더해지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이란 수식이 저절로 따라붙을 수밖에. 맥도널드도 루이뷔통도 예술적 배려로 조화로운 이름표를 자랑한다.



체코에서부터 크로아티아까지 어디에서든 여건이 허락되는 한 오래도록 함께 즐긴 노을 덕에 여정이 평화로울 수 있었다. 노을을 바라보는 고요의 시간, 가장 황홀한 빛깔로  물 들어 한껏 부드러워진 덕일 게다.


잘자흐 강 위로 내려앉는 노을을 바라보니  늙은 엄마는 어디 가고 젊디 젊은 딸이 걷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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