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징조다. 아침부터 샐러드가 맛있고, 에스프레소도 풍미작렬하며 햇살도 쫀쫀하다. 바람마저 신선하다. 오늘 클림트를 만나러 간다.
벨데레너 궁전
벨데레너 궁전은 좋은 전망의 옥상테라스라는 의미를 가진 여름별장이다.
축제를 열기 위한 공간이었던 상궁이 미술관으로 변신하여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과 오스카 코코슈카, 에곤실러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에곤실러의 작품은체스키에서 이미 조우한 터라 클림트에만 집중하기로한다.
키스가 아닌 뽀뽀
14명이나 되는 사생아를 낳을 정도로 여자를 좋아했지만 정작 그가 사랑한 여자는 희망이란 작품의 모델인 짐머만과 네 작품의 모델이었던 에밀리 프뢰겔이다. 클림트가 죽는 순간까지 애타게 찾았던 에밀리는 너무 사랑해서 결혼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결혼은 사랑이 아닌 무덤이란 진리를 깨달은 자의 지혜였을지, 오독이었을지 그의 그림에 담겨있지 않을까 오래오래 바라보았다.
클림트의 작품은 현재도 많은 여인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노골적으로 유혹하는 여인을 앞에 두고 매혹당하지 않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다음 그림으로 넘어가기 위하여 발을 떼기가 얼마나 힘겨웠는지 하늘인 이과생답게 카페로, 문과생이었던 엄마만 남아 해답에 접근하고자 응시를 택했다.
사랑하기 위하여 존재하는 게 아니겠어.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여행자의 시간 중 잠시 고요한 응시를 통하여 조화로운 힐링을 얻었으니 이 또한 고마운 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