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젖은 청년다방 떡볶이

애정이 있다면 이해하지 못할 사람은 없다.

그날의 대화 이후로 우린 꽤 가까워지고 있었다.

평소 열등감과 내면에 꼬인 것이 없는 사람들에게 호감을 느끼는 데 그분은 그런 사람 같았다.

솔직하고 정직하게 사과를 건네는 모습과 그 이후로 더 노력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내 마음을 반영이라도 하는 듯 우리 사이의 대화는 점점 더 많아졌고, 주제도 폭넓었다.

시답지 않은 가벼운 농담과 웃음도 오갔다.

그렇게 한결 풀린 분위기로 일 하고 있던 어느 날,

'떡볶이 먹고 싶다. 청년다방 떡볶이'라는 말을 내뱉었다.

그러자 옆에서 '퇴근하고 먹으러 갈래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퇴근하고.. 퇴근하고..?

내가 가진 근거 없는 개똥철학이 하나 있는데, 직장 내에서는 친구를 사귀지 않는 거다.

너무 가까워지고, 친해지면 일하는 데 방해가 된다나 뭐라나~ ,,

퇴근하고 밥 먹는 게 뭐? 할 수도 있겠지만 나한텐 의미가 컸다.

나름 철저하게 지키고자 했던 때도 있지만

가진 틀을 조금씩 깨다 보면 또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그래요!'라고 답했다.

그렇게 퇴근 후 함께 찾은 떡볶이 집,

나는 알 수 없었던 이야기와 직장 내에서 겪는 그분의 어려움을 듣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이렇게 공감하면서 눈물을 흘릴 줄이야.

상담을 오랜 시간 공부하고 내담자들을 만나며 같은 전공 친구들과 나눈 이야기가 있다.

'세상에 이해하지 못할 사람은 없다.'

'그 사람의 세계에 들어가 충분히 이야기를 듣는다면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상담을 하며 얻게 된 배움은 일상에도 적용되었다.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붙는다.

상대에 대해 더 알고자 하고, 더 들여다보려 하고, 더 이해하고자 하는,

‘애정’이 있어야 한다.

반대로 애정이 있으면 이해하지 못할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상대가 이해되지 않는다면 그 사람에 대한 내 애정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자.

난 애정이 생겼나 보다.

또 한 사람의 세계가 이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