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예전부터 버스 타는 것을 유난히 좋아했다.
창밖에 펼쳐지는 풍경과 자연들, 그리고 특히 내가 좋아하는 장소를 지나갈 때는 더욱더.
길을 빙 돌아 가장 오래 걸리지만, 일부러 버스만 타는 길을 골라갈 때도 있다.
같은 장소여도 아침과 낮, 저녁의 모습이 다 다르다.
출근길엔 한강 너머 해가 뜨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낮엔 유난히 밝은 볕에 물이 반짝인다. 그리고 저녁엔 저녁놀이 지는데, 가만히 앉아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속 기분이 몽글거린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새 내게 주어진 이 아름다운 하루와 시간을 더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좋은 풍경은 좋은 노래와 함께 할 때 더 크게 와닿는다. 그때의 정서와 맞는, 혹은 바깥의 풍경과 어우러지는 노래를 들으며 풍경을 바라보는 여유는 그 하루의 가장 소중한 시간으로 남기도 한다.
성인이 되고 면허를 따고 나서도 여전히 운전보다는 버스 타는 것을 더 선호한다. 주차공간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과 차가 막혀 그렇다는 이유는 둘째요, 첫 번째 이유는 바쁜 삶 속에서 이렇게 가만히 앉아 풍경을 바라보며 합법적으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게 얼마나 될까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래서 난 여전히, 버스 타는 것을 유난히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