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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크 Oct 21. 2023

[막간 ‘발품’ 팁(2)]

컨셉은 언제 잡아야 할까

이번 팁은 스포일러가 될 듯합니다. 발품 컨셉의 ‘그 컨셉’을 언제 잡느냐, 어떻게 잡느냐를 이야기해야 하니 앞으로 쓸 글은 무엇인지, 예상할 수 있겠죠. 예고편이라고 해도 될 거 같구요


 제가 여행에 '컨셉'을 붙이고 발품을 팔기 시작한 나라는 네덜란드입니다. 컨셉이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시작이었으니까요. 그의 정서와 감각을 일깨운 네덜란드에서 그 나라 풍경을 보고 날씨를 경험하며 정서를 느꼈습니다. 그의 그림이 있는 박물관을 찾는 건 당연했고요. 


 자연스럽게 다음 여행지도 정해졌습니다. 눈치채셨을 겁니다. 프랑스입니다. 빛의 화가가 된 그곳에서 고단한 여정을 따라갔습니다. 

 

 이후 습관적으로 컨셉을 잡은 뒤 컨셉에 맞는 여행지를 정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부산에서의 한 달 살기는 저에게 남달랐습니다. 컨셉 없는 여행이었습니다. ‘그냥’ 쉬기 위해 ‘그냥’ 갔습니다.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선인의 말은 틀린 게 없었습니다. 컨셉 없는 여행지 부산에서 컨셉이 보이더니, 어느새 카페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네덜란드와 프랑스, 그리고 부산의 경험은 ‘발품 컨셉을 언제 잡느냐’를 두고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려 줍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컨셉을 잡을 때 이점은 있습니다. 컨셉을 잡으니 계획을 짜는 게 쉽습니다. 계획에 맞게 정보도 면밀히 조사하니 여행지에서 놓치는 상황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여행지에서 컨셉을 잡아 좋은 점도 있습니다. 조사한 정보가 없으니 현장의 이야기에 좀 더 귀를 열고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귀가 열리니 새로운 컨셉꺼리가 생기기도 합니다. 요트입니다. 카페를 찾다 보니 바리스타 2급을 따고 요트 자격증까지 땄습니다. 언젠간 발품 컨셉으로 ‘요트’ 여행을 떠나지 않을까요.


 아,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여행의 내용을 복기하면서 컨셉을 잡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바로 브런치를 통해 부산의 카페 투어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커피의 역사를 설명했더니 주목하게 된 게 유럽의 커피하우스입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여러 번 다녀온 나라들인데도 여전히 가 보지 못한 카페, 새롭게 알게 된 커피하우스가 많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덕분에 부산의 카페 발품을 소개하면서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컨셉은 ‘유럽의 커피하우스'입니다. 구글맵에 만든 여행 지도의 제목도 '커피 찾아 삼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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