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 활용법
저는 여행지에 가서 식당에 들르거나 장을 볼 때면 영수증을 꼭 챙깁니다.
영수증은 여행 후 경비를 정산할 때 잊었던 기억을 되살리는 역할도 하지만, 영수증엔 날짜 시간 장소가 인쇄되기 때문에 여행지 추억을 떠올리는 데도 도움을 줍니다.
영수증의 도움을 톡톡히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발품 컨셉' 2회차 글에서 언급했던 그라나다 해프닝이 그렇습니다.
물건을 잃어 버린 뒤 기억을 더듬어 봤습니다. 분실장소로 그라나다의 작은 바가 유력하게 꼽혔습니다.
문제는 저는 이미 그라나다를 떠나 론다에 도착한 상태였습니다. 일단 유실했을 만한 장소에 잃어버린 물건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필요했습니다.
론다의 관광 안내소에 찾아가 사정을 설명했는데, 직원이 연락처를 물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영수증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사진 속 간판으로 바의 이름부터 확인했습니다. 론다의 안내소 직원이 인터넷을 검색해 해당 매장을 찾았지만, 인터넷은 매당의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난감하던 차에 영수증이 떠올랐습니다. 해당 매장의 연락처와 대표자, 담당자 이름이 인쇄되는 한국의 영수증처럼 스페인의 영수증도 그러하리라는 기대감을 갖고 지갑에서 서둘러 작은 바의 영수증을 찾았습니다.
영수증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관광 안내소 직원은 영수증 속 전화로 해당 바의 사장과 통화해 제 유실물의 존재를 확인했고 다음 날 저는 그라나다로 가 물건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행지에서 받는 영수증을 이렇게 정의해 봅니다.
'생각보다 꽤 쓸모있는 정보의 창구.'
*메인 사진 출처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