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라 Mar 19. 2024

붓다 소설 3부작 「환생」「입적」「불멸」

김태라 사대성인 소설: 붓다편

2024년 ‘4대 성인 소설’을 계간지 <문학나무>에 연재하게 되었다. 봄호는 붓다, 여름호는 소크라테스, 가을호는 공자, 겨울호는 예수가 주인공이다. 각호에 소설 3편씩 발표된다. 봄호가 출간되어 <붓다 소설 3부작>이 세상에 나왔다.


• 「환생: 붓다와 그의 아들 라훌라와의 관계를 재해석해 창작한 소설

• 「입적: 붓다에 대한 예언과 그의 이름 싯다르타를 통해 구성된 소설

• 「불멸: 붓다의 태자 시절 사문유관(四門遊觀) 경험을 소재로 한 소설


<문학나무>에는 위와 같이 작품을 소개했지만 아래와 같이도 압축할 수 있다.


• 「환생: 전생과 현생, 붓다와 그리스도의 통합

• 「입적: 말과 침묵, 세속과 탈속의 통합

불멸: 생과 사, 꿈과 현실의 통합


두 세계를 통합하는 것이 나의 오랜 화두였다. 신과 인간, 천상과 지상, 음과 양, 영과 육……. 사실 둘은 하나이기 때문이다. 육체는 영혼의 현현이다. 의식이 진정 상승하면 그 변화가 몸으로 나타난다. 바꿔 말하면, 육화된 것만이 진짜 견성이다. 삶과 몸으로 땅에서 구현되지 못한 것은 뜬구름이다.


붓다는 자신의 젊은 날을 떠올렸다. 왕궁을 떠나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걸어갔던 시간들. 두려움과 의심과 절망을 뚫고 홀로 정진했던 나날들.

―「입적」 中


신년 1월 붓다 소설을 집필하기 전, 내가 기대했던 것은 ‘나의 존재를 펼쳐낼 장(場)’이었다. 그러나 붓다(고타마 싯다르타)라는 존재를 형상화하는 과정에서 그 이상의 것이 드러났다. 내 존재가 명료하게 돋아나 심신과 생활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언제나 그렇듯 창작의 궁극은 ‘존재’이다. 작품을 낳는 행위를 통해 실제로 태어나는 것은 작가 자신이다.


리셋을 통해 영원히 늙지도, 병들지도 않는 몸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불멸」 中


먼저 「불멸」을 썼고 그다음 「입적」이 나왔다. 원래 세 번째 작품은 「독존」이었는데 마감 직전 「환생」이 튀어나왔다. 몇 시간 만에, 앉은 채로 한 번에 썼다. 「환생」이란 제목대로 ‘태어났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사실 나의 모든 작품은 그렇게 태어났고, 태어나고 있다.


발표되지 않은 「독존」은 새로운 인류 ‘독존인’에 대한 작품인데 언젠가 세상에 내놓을 때가 있을 것이다. 「독존」이 낳은 「환생」은 붓다와 그리스도의 통합체이다. 이 소설의 출현으로 나의 우주가 들어올려졌다. 그 여파로 집이 대청소되어 수백 권/장의 책과 음반이 버려졌다.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

전생에 들었던 말이었다. 그의 가슴에 못처럼 박혀 있던 이 말을 토해내는 데 5세기가 걸렸다.

―「환생」 中


내가 되기까지 5세기가 걸렸다.

붓다 소설 3부작이 실린 <문학나무> 2024년 봄호
매거진의 이전글 신과 인간: 스마트소설 「사람의 아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