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누가 안 왔어?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되고 오늘은 바람까지 많이 불어 올겨울 들어 가장 기온이 낮은 아침이라며 기상 예보가 떠들썩합니다. 지난주 만해도 롱패딩을 입으면 땀이 날 정도로 날이 따뜻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맹추위가 찾아오니 ‘인간으로 과메기를 만들 셈이냐.’는 말이 마냥 농담이 아닌 느낌입니다.
이 와중에 학교는 지금 전쟁 중입니다. 각종 감염병과의 전쟁 중입니다.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이미 알고 계실 겁니다. 꼭 어린 자녀뿐 아니더라도 요즘 주변에는 일반 감기, 마이코 플라즈마 폐렴, 독감 등 각종 호흡기 환자들이 넘쳐납니다. 이제 거의 끝난 줄 알았던 코로나도 아직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이번 달만 저희 동 학년 선생님 두 분이 뒤늦게 코로나에 걸려 크게 고생했습니다. 진료를 보러 병원에 오픈런을 해도 대기 환자가 30명 이상은 기본이라고 합니다.
저희 반도 독감, 일반 감기 등의 호흡기 질환으로 매일 결석생이 생깁니다. 11월, 12월 출석부는 거의 누더기 상태입니다. 어쩌다 아이들이 모두 등교해서 출석률이 100%인 날은 아이들이 박수를 치며 좋아할 정도입니다. 요즘 학교는 코로나 시기와 비슷한 정도로 매일이 전쟁터입니다. 다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소독제로 곳곳을 소독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저희 학교는 지금 수두까지 급속도로 퍼지고 있습니다. 수두가 맨 처음 발생한 학급은 수두 환자 외에 감기 환자까지 결석생이 너무 많아 원래 20명이 넘는 학급인데 8명이 수업을 한 날도 있습니다.
저희 반은 수두 감염만은 막아보자며 당분간 아이들과 교실 안에서만 머물기로 했습니다. 화장실도 쉬는 시간이 아닌 인적이 드문 수업 시간에 한 명씩 다녀오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감기도 감기지만 수두에 걸리는 게 무서운지 절대 교실 밖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교실이 온갖 세균과 바이러스를 차단해 주는 무균실도 아니건만 자기들의 안전기지로 생각하고 옹기종기 손 소독 후에 가만히 앉아있는 모습을 보면 귀엽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마음이 듭니다.
학교와 교실이 집단생활을 하는 곳이다 보니 각종 감염병에 취약합니다. 한편으로는 다 같이 배려하고 고생하면서 이런 소리 없는 전쟁을 이겨내니 전우애가 쌓일 수밖에 없습니다. 부디 남은 기간에 저희 반 아이들이 크게 아프지 않고 별일 없이 지나가면 좋겠습니다. 독자님들께서도 건강 관리 잘하셔서 무탈한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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