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무리 Dec 03. 2023

요즘 용돈 얼마 받나요?

라떼는 200원이었어

 요즘 실과 시간에는 용돈을 합리적으로 소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공부합니다. 용돈에 대해 공부를 하려니 예전에 홍진경 님의 유튜브 ‘공부왕찐천재’에서 본 영상이 떠올랐습니다.     



 그녀는 딸 라엘이에게 한 달 용돈을 30만 원 주는 대신 아무것도 사주지 않고 외식할 때도 본인이 먹은 음식의 값을 내게 한다고 했습니다. 라엘이가 소갈비를 먹은 날 용돈의 절반이 날아가 그 이후로는 외식하자는 소리를 잘 하지 않는다고도 했습니다. 그녀는 이러한 용돈 제도를 도입한 이유에 대해 ‘애들 용돈을 주면서 외식비용 따로 주고, 준비물도 다 엄마가 사주니까 애가 용돈의 필요성을 못 느껴서 돈이 방바닥에 굴러다니더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홍진경 님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더불어 물질적으로 넘쳐나는 요즘 시대에 우리 반 아이들은 용돈을 어떻게 받고 있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우선 26명의 아이들 중 18명이 정기적으로 용돈을 받고 있었습니다. 용돈을 받지 않는 친구들은 필요할 때마다 부모님께 용돈을 타서 쓰고 있었습니다. 매일 용돈을 받는 친구는 없었고 일주일 단위로 용돈을 받는 친구가 가장 많았습니다. 한 달 단위로 용돈을 받는 친구들도 비슷했습니다. 금액은 일주일 용돈이 3,000원에서 10,000원 정도이고 한 달 용돈은 5,000원에서 30,000원까지 다양했습니다. 정기적으로 용돈을 받는 아이들이라고 하더라도 부모님께 필요할 때마다 타서 쓰는 건 동일했습니다.   

  

 용돈은 현금으로 직접 받는 경우가 대다수였고 체크카드에 용돈을 넣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용돈을 받지 않는 친구 중에서는 특별한 날 받은 용돈을 모아뒀다가 본인의 용돈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특별 용돈은 언제 받는지 물어보니 제 어릴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어린이날, 명절, 세뱃돈, 생일, 친척의 방문은 고정 레퍼토리였습니다. 또 대체로 무언가를 잘했을 때 보상으로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시험을 잘 봤다든지, 대회에서 1등을 했다든지, 경기의 MVP가 됐다든지 하는 경우입니다. 또 신발 정리, 방 청소, 분리수거, 요리 보조, 숙제 완료 등 빠질 수 없는 성실 및 효도 카테고리가 있었습니다. 그 외 문제집 다 풀어서, 새해를 맞이해서 등 집집마다 다양한 특별 용돈 수여 상황이 존재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요로운 시대에 살아서인지 확실히 씀씀이가 다릅니다. 학용품 쇼핑하는 이야기, 친구들과 주말에 놀았던 이야기를 들을 때면 놀랄 때가 많습니다. 여기저기 물건이 넘쳐나니 분실물도 많습니다. 주인은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저만 하더라도 학용품이 을까 아껴가며 쓰던 시대라 지금 아이들이 부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도 홍진경 님 같은 마음이 듭니다.


 ‘과잉’이 ‘과잉’한 요즘. 아이들이 적절하고 건강한 결핍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커버 이미지 출처 - Freepik

이전 02화 "선생님 살 뺄 거야!" 아이들의 반응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