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있으면 피해야지.
그날 오후 회진 때 교수님은 아무런 이벤트 없이 혈액 수치만 잘 올라가면
평균 2주 정도 시간이 걸리며, 오후부터 촉진제(호중구 수치를 올리는)를 맞을 거라 하셨다.
이미 다른 환우들 블로그를 통해 공고치료 과정을 알고 있어
촉진제를 맞는 건 예상하고 있었기에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회진이 끝나고 바로 저녁식사 전 어깨에 촉진제를 맞았다.
주사가 들어가는 순간 꽤 묵직한 통증이 느껴졌다.
쉽게 가실 줄 알았던 통증은 꽤 오래 지속되어 식사할 때 숟가락을 들기조차 어려웠다.
그래도 치료 기간 동안 한 번만 맞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참았는데
다음날 또 촉진제를 맞아야 한다는 말에
"네? 또 맞아요? 어제 맞았는데요? "라고 물었더니
담당 간호사님은
"촉진제는 한 번만 맞는 게 아니라 호중구 수치 오를 때까지 매일 맞는 거예요."
라는 대답을 하셨다.
아뿔싸.... 간호사님의 대답에 당황스러워하자
간호사님은 어깨에 직접 맞지 않고도 정맥 주사(중심정맥관을 통해 약을 투여)로도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셨다.
그 말을 듣고 바로 다음날 아침 회진 때
"교수님! 저 촉진제 어깨주사 말고 정맥주사로 바꿔주세요!!"라고 요청했다.
내 요청에 교수님은 웃으면서
이제 병원 생활이 좀 익숙해졌다고 꼼수도 부리는 거냐며 알겠다고 하셨다.
이미 무균실에 들어올 때부터 혈액수치가 떨어진 상태라
피로감이 심하게 느껴지는 걸 제외하고
전반적인 컨디션은 괜찮았다.
그 기간 동안 무균실에서 부지런히 블로그에 투병일기를 기록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기도 편지와 감사 제목을 작성해서 보냈다.
사람을 대면해서 만날 수 없는 무균실 안에서
나는 비대면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위로와 격려를 받기도, 전하기도 했다.
우리 가족은 이 힘든 시간 가운데 서로를 놓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매일 저녁 정해진 시간에 각자의 자리에서 영상통화로
서로의 삶과 그 가운데 끊임없이 일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며
서로를 위해 기도했다.
공고치료 기간에도 끊임없이 수혈도 받았다.
특히 혈소판 수혈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거의 지정 헌혈로 받았다.
혼자였다면 버티기 힘들었을 그 시간을
함께여서 넉넉하게 버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