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은 퇴원.

by 도로시의선물

무균실에 들어온 지 3일 정도 지났을 때

담당 교수님은 앞으로 치료 계획을 이야기해 주셨다.

조혈모세포 은행을 통해 기증 희망자들 가운데 앞자리 유전자가 일치하는 사람 두 명이 있어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고 하셨다.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은 헌혈의 집에서 신청할 수 있는데

그때 혈액 일부를 채혈하여 샘플을 등록해요.

그때 모든 혈액의 유전자 정보 일부가 등록되어

그 일부가 맞으면 기증 희망자에게 연락을 하여

기증 희망 여부를 확인 후 HLA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그 항목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1차로 진행합니다.



만약 두 사람 모두 연락이 닿아 기증 의사를 밝히면 추가검사(HLA 검사)를 진행한 후

더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게 될 것이며,

두 사람 모두 기증을 거부할 경우에는 부모님 중 한 분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할 예정이라고 하셨다.


교수님은 이어 조혈모세포 이식 날짜가 잘 조정된다면

2차 공고치료를 진행하지 않고 바로 이식 과정으로 넘어갈 수 있으며

이식일정이 지연될 경우 공고치료를 한 번 더 할 수도 있다고 하셨다.


무균실에 들어온 지 일주일이 조금 지났다.

호중구 수치가 좀처럼 오르지 않아 걱정하던 그날, 허리 부분에서 통증이 심하게 올라왔다.

오후부터 시작된 통증은 밤이 되자 더 심해졌다.


이전에 무균실 담당 간호사님이 호중구 수치가 급격하게 오를 때

어떤 환자들은 진통제를 맞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고 이야기했던 게 생각났지만

그저 너무 침대에 누워있거나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 단순한 근육통이라고 생각했다.


'이 정도는 견딜만한데?' 라며 식은땀을 흘리며 통증을 애써 무시하며 잠을 청했다.


캄캄한 새벽. 화장실을 가기 위해 병실 문을 열고 나갔을 때

담당 간호사님은 나를 세우더니


"오늘 호중구 수치가 확 올랐어요!"라고 말했다.

잠이 덜 깬 상태로

"얼마나 올랐어요?"라고 물어보자

"오늘 2,000 이상으로 올랐어요"라고 대답하셔 잠이 다 달아났다.


핸드폰을 들고 어플로 혈액수치를 확인했다.

호중구 수치는 올랐지만 혈소판을 비롯한 다른 혈액수치가 여전히 낮았다.

퇴원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리겠다 생각했는데

그날 오후, 주치의 교수님이 모레쯤 퇴원하자고 하셨다.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날, 퇴원이라는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생각보다 빠른 퇴원이 결정되어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집에서 보내고 싶다는 소원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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