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바나 움나나
일주일 가까이 있던 그 병실에서는 별별 일이 다 있었다.
한 분은 삭힌 홍어무침을 반찬으로 싸오셨는데
때 마침 식사 시간에 식판을 들고 오시던 간호 조무사님이
"이렇게 냄새가 심한 음식은 병실에서 먹으면 안 돼요!" 라며 반찬을 통째로 갖고 나가셨다.
반찬을 뺏긴 할머니는
"가뜩이나 입맛도 없는데 먹을거 마저 빼앗아 간다."며 한참을 구시렁 거렸다.
맞은편에 계신 할머니는 허리를 다치셔서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었다.
거동이 불편해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 계셨는데
하루에도 통화를 몇 시간씩 하셨다.
문제는 연세가 있으셔서 그런지 통화 볼륨을 최대로 올려
상대방의 목소리까지 들리는 상태로 통화를 해서 병실에서 조용히 지내며 뭔가를 하기에 힘들었다.
그 분의 핸드폰 벨소리가 카밀라 카베요의 하바나 였는데 한동안 그 노래를 기피했다.
다른 한 분은 독한 항암치료로 인해 섬망이 점점 심해지셨다.
하루는 밤이 되어 모두가 잠든 시간에 갑자기 일어나
화장실을 가는 중에 병실 바닥이 젖을 정도로 옷을 입은 상태로 실례를 하고
자신의 침대를 찾지 못해 계속 배회하는 일이 있었고,
나중에는 자신의 상황과 장소를 인지하지 못해
지남력을 확인하기 위해 온 간호사를 자신의 딸 친구라고 하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병실에 오래 있는게 힘들었다.
어쩔 수 없이 식사할 때와 약이 들어갈 때, 잠을 잘 때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병실 밖 데이룸(접견실)에서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