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y Jul 04. 2024

002 떠오르는 생각

사랑하는 나

내 뱃살은 귀엽다. 햇빛을 만난 적 없어 하얗고 뽀얀 뱃살. 동글동글 튀어나와 있으니 더 귀엽다. 앉아 있으니 불룩해져 더더욱 귀엽다.


하얀 뱃살 위로 약간의 붉은 기가 보인다. 혈관에 흐르는 피의 분홍 흔적이 뱃살을 더 예쁘게 만든다. 내 뱃살의 화룡점정은 튼살이다. 열심히 자라느라 자신의 역사를 남기고만 내 어린 날의 발자국이다. 튼살은 주변의 피부보다 더 하얗다. 꼭 하얀색 수박 줄무늬 같다. 튼살은 질감도 다르다. 더 연약하다고 할까? 너무 빠른 속도로 커지느라 단단하게 자라는 건 조금 빼먹은 듯하다.


둥실둥실 귀여운 뱃살 주변에 찰랑찰랑 욕조 물이 흔들린다. 움푹 들어간 배꼽도, 수줍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작은 점도 모두 사랑스럽다.

작가의 이전글 서평 쓰기 00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