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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Sep 16. 2024

일곱 번째: 마음의 준비

심장병 강아지와 함께 살아내기

새벽이가 예전보다 숨을 더 가쁘게 쉬기 시작했다. 심장 소리도 점점 커져 이제는 가슴에 귀를 가져다 대지 않아도 그 소리를 느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컨디션에는 변화가 없다. 여느 때처럼 잘 먹고, 잘 놀고, 잘 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점점 새벽이의 생명이 꺼지고 있다는.


아무래도 이상한 것 같아 예정보다 빨리 병원을 찾아갔다. 검사가 끝나니 주치의 선생님이 안 좋은 표정으로 나를 다시 불렀다. 선생님은 항상 그런 분이다. 아이의 검사 결과를 진료실 들어가기 전에 다 느낄 수 있게 하는 분. 선생님에게서 풍기는 부정적인 공기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단 하나였다. “문제가 있나 보네요.”


그렇게 진료실에 들어가서 앉자마자… 모르겠다. 무슨 말씀부터 하셨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주 안 좋다는 말로 시작하셨나. 무튼 기억나는 건 ‘이제는 정말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할 것 같다’는 말이다. 그리고 선생님이 그 말씀을 하자마자 새벽이는 개구 호흡을 시작했다. 호흡이 가빠지고, 헥헥 대고, 누가 봐도 불편해 보였다. 나쁜 기억이 떠오른다.


약을 늘렸다. 하루에 세 번 먹여야 해서 이제는 정말로 새벽이 옆을 떠날 수가 없다. 약 먹는 횟수를 늘리고도 차도가 없으면 정말로 끝이다. 이뇨제 때문에 신부전이 심해져도 끝이다. 정말, 당장에, 끝일 수 있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슬픔을 느껴야 하는 건지 공포를 느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눈물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 작년 4월 이후 새벽이가 270일 넘게 보여준 기적 덕분에 마음의 준비가 이미 된 것인지 아니면 무의식 중에 방어 기제를 작동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아니면 너무 안이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걸까? 제발 그것만은 아니길 바란다.


웃음으로 승화하기로 했다. 내가 숨기는 감정이 무엇이든 농담처럼 즐겁게 표현하기로 마음먹었다. 아직은 새벽이가 버텨주고 있으니까 그것으로 된 거다. 새벽이가 숨 쉬어 주는 한 아무런 문제없는 거다.



*이 글은 올해 초에 작성된 것으로 새벽이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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