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강아지와 함께 살아내기
새벽이를 언제든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다음부터 종종 생각했어. 오빠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런 고통이 없었을까? 오빠가 새벽이를 반려하지 않았다면 이런 공포는 내게 없었을까? 날마다 이런 질문을 하던 내게 오빠는 말했지. 넌 새벽이가 아니어도 다른 강아지를 반려로 삼아 살았을 거라고. 그래, 난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지. 차라리 그 반려가 새벽이어서 난 정말 행복했던 것 같아.
오빠가 처음 보여줬던 새벽이 사진이 내게 준 느낌을 아직도 기억해. 난 햇빛 아래서 금빛 털을 반짝이며 누워 있는 그 아이가 천사인 줄 알았어. 워낙에 새벽이가 예쁜 얼굴을 하고 있어서이기도 했고, 내 가슴에 죄책감으로 남은 과거의 반려동물을 닮아서이기도 했지. 빤한 표현이지만 난 천사가 내려온 것이라고 느꼈어. 천사가 아니라면 이 아이의 존재를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
그렇게 소중하고 예쁜 우리 딸은 10년 넘게 내게 가장 큰 행복이고 기쁨이었어. 그리고 이번 달에 열두 번째 생일을 맞이했지. 가끔 어떤 사람들은 새벽이 나이를 듣고 정말 많이 늙었다고 말하기도 해. 뭐, 과학적인 사실이기도 하지. 그래서 그 말을 들어도 딱히 마음이 아프거나 서운하지는 않아. 하지만 처음 만났을 때보다 열 살이나 더 먹은 새벽이는 내게 처음보다 10배 더 큰 아름다움을 가지게 된 천사야. 솔직히 오빠보다 내가 더 잘 키웠잖아. 훨씬 예뻐진 건 객관적인 사실이야!
며칠 전에 내가 친한 언니에게 “내년이 결혼 10주년인데 새벽이가 떠나면 어쩌지”라며 걱정되는 마음을 털어놓았어. 그런데 언니는 전혀 다른 생각을 말해주더라. “새벽이가 결혼 10주년 함께하고 싶어서 기다려준 것”이라고. 언니의 그 말 덕분에 새벽이의 존재와 미래의 이별이 모두 소중해졌어. 언제 이별하게 되더라도 새벽인 우리에게 최선의 사랑을 준 거니까.
오빠와 나의 반짝이는 천사, 새벽이가 보여줄 내일의 기적을 기다리며 잠들게. 오늘 하루도 고마웠어. 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