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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중담 Dec 22. 2023

개를 택할까, 당나귀를 택할까?

나심 니콜라스 탈레프 <스킨인더게임>

고대 아시리아의 아히카르에서 전해지는 이야기 중에 '개와 늑대 이야기(주)'가 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이솝과 라 퐁텐에게 차용되기도 했는데, 대강의 내용은 이렇다.


개가 굶주린 늑대에게 자신이 누리고 있는 풍요와 안락함을 자랑한다.

늑대는 처음에는 부러워하지만, 개의 목에 걸려 있는 개 목걸이를 보고는 이렇게 말한다.

"개 목걸이에 묶여서 그렇게 많은 음식을 먹느니, 아무것도 먹지 않겠어."


여기까지는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교훈을 담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놀라운 반전이 있다.


원전을 살펴보면, 늑대가 아니라 야생 당나귀가 등장하는데, 당나귀 역시 자유를 선택한다.

그러나....

야생 당나귀는 사자에게 잡아먹히고 만다!!!


배부르고 풍요롭지만 구속된 삶보다는, 굶주릴지언정 자유로운 삶이 더 소중하다는 교훈,

그 너머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자유에는 그에 따르는 리스크가 항시 존재한다.'

'자유라는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




나라면,

잡아 먹히더라도 자유를 택할까, 아니면 안전한 목줄을 택할까?

영화 '치킨런'에 등장했던 닭들의 리더처럼,

닭장 밖으로 나갈 것인가, 안전한 사료를 택할 것인가?


내가 필요하다며 나를 불러주는 안정된 일터와 새로운 삶에 대한 갈망 사이에서 나는 선택을 해야 했다.

그리고,

나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자유를 택했다.

그렇게 7년...


나는 틀에 박힌 삶, 남들이 권장하는 삶, 정상 궤도 위의 삶을 벗어 버렸다.

잘 닦여진 선로를 벗어났으니, 이제 새로운 궤도를 만들어야 한다.

무얼 해야 한다는 틀이 없으니 내게는 무한정의 자유가 주어진다.

그러나 늘 따라붙는 삶에 대한 책임, 자유에 대한 대가.

그것이 나를 압박하고 때로는 불안하게 한다.


그래도 다행히 나는 새로운 길을 찾았다.

그리고 매일 해야 할 것을 충실히 하면서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때로는 게으름을 부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거면 애초에 나오질 말지, 자유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걸 몰랐나?'

라고 하면서 다시 스스로를 채근한다.


글을 쓰는 것이 너무 어렵다.

하지만 계속 써야 하니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경험이 짧으니 책이라도 많이 읽어 공백을 메꿔야 한다.

그리고 생각도 많이 해야 한다.

많은 생각 탓에 잠을 못 이룰 때도 많다.

운동은 말할 것도 없이 필수다.

오랜 시간 앉아서 해야 하는 일인 만큼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코칭'도 쉬지 않고 하면서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


쳇바퀴 도는 듯한 삶이지만,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매일 해야 할 것을 충실히 하는 것.


사자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면 방종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자유에는 항상 리스크가 따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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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나심 탈레브, <스킨인더게임>, 2022, 비즈닉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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