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번째 명언: 쓰고 싶다면 끝까지 버텨라! 버티는 자가 이긴다.
상체 맨몸운동의 꽃은 풀업, 즉 턱걸이입니다. 이 운동 하나만 수행해도 어지간한 상체 운동은 다 된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입니다. 흔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 어깨, 등, 가슴 및 팔 등으로 나눠 운동하곤 합니다만, 이 모든 부위에 대한 운동이 다 되는 게 바로 턱걸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 턱걸이가 글쓰기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그건 턱걸이와 글쓰기의 공통점을 생각해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턱걸이와 글쓰기에 어떤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바로 ‘버티기’가 각각의 활동에 있어서 큰 하위 요소가 된다는 겁니다. 무슨 소리인지 지금부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턱걸이 운동의 전문가들은 초보자들에게 한 개의 턱걸이라도 수행하려면 무엇보다도 ‘버티기’가 먼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대체로 그들은 최소한 1~2분은 철봉에 매달려 있을 수 있어야 턱걸이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게다가 아무리 못해도 10개 정도씩 몇 세트는 수행해야 운동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철봉에 매달리는 순간부터 땅에 발을 디딜 때까지 결국 이 ‘버티기’가 운동 효과를 좌우한다는 얘기가 되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글쓰기 역시 ‘버티기’가 있어야 가능한 활동인지도 모릅니다. 턱걸이 한 개를 위해 철봉에 꿋꿋이 매달려 있거나 몇 개를 하고 난 뒤에 한 개라도 더 하려고 버티고 있듯,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해선 글을 쓰는 내내 이 ‘버티기’ 모드에 들어가야 한다는 겁니다. 여기에서 버티기는 글을 쓰지 않는 순간에도 필요합니다.
가령 글을 쓰다가 막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해결점은 간단합니다. 거기에서 그만 쓰면 사실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없고, 속 편하게 생각해서 그다음 부분이 생각났을 때 이어 쓰면 되는 겁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글쓰기의 습관화나 지속적인 글쓰기 따위는 요원한 일이 될 게 분명합니다. 즉 글이 막혔을 때에도 쓰던 글을 마무리 짓겠다는 고집 혹은 뚝심이 필요한데, 이때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이 바로 버티기라는 것입니다.
쓰고 싶다면 끝까지 버텨라!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이다.
그리 좋아하는 작가는 아닙니다만, 우리나라 장르 소설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소설가 정유정 씨가 한 말입니다. 그녀의 말 역시 ‘버티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그녀의 책이 나온다는 소문이 들리면 예약판매에 들어갈 정도의 인지도를 가진 그녀가, 나오는 족족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글을 잘 쓰는 그녀가 그런 말을 한다는 건 그만큼 글쓰기에 있어서 ‘버티기’가 중요하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좋지 않을까요?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에서 김애리 작가는, 세상에 쓰는 것만큼 쉬운 일도 없지만, 쓰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쓰기를 통해 삶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사람, 쓰기를 완벽히 습관화하고자 하는 사람, 스스로 몰입하고 즐거움을 찾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소설가 정유정 씨가 말한 이 ‘버티기’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글쓰기는 글 실력으로 쓰는 게 아니라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재능이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하늘이 분명 이런 재능을 아무에게나 주었을 리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재능 있는 사람만 쓸 수 있는 게 글이라면 이 세상에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손가락에 꼽을 만큼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물며 저 같은 사람은 가장 먼저 글쓰기를 때려치워야 할지도 모릅니다.
글쓰기는 손의 힘이 아니라 엉덩이의 힘에 의해 좌우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사실 요즘 세상 같으면 글쓰기는 서 있을 때나 걸어가고 있을 떼에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전통적인 글쓰기 방법을 생각해 보면 결국 우리가 글을 쓸 때의 일반적인 자세는 앉은 상태일 겁니다. 오래오래 앉아 있어야 글을 쓸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막 한 편을 쓰고 나서 다음 글을 써야 할 때에도 결국은 엉덩이의 힘으로 앉아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또 앞에서도 말했듯 한창 글을 쓰다가 막혔을 때에도 끝까지 그 글을 맺으려면 앉아 있어야 합니다. 이 ‘엉덩이의 힘’이 바로 ‘버티기’인 것입니다.
쓰고 싶다면 끝까지 버텨라!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이다.
이 말을 꼭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인지는 일단 지금으로선 알 길이 없습니다. 그것은 어느 정도, 아니 어쩌면 꽤 오랜 시간이 흘러봐야 알 수 있는 것입니다만, 글을 쓰려면 끝까지 버텨야 한다는 사실은 우리가 한 편의 글을 쓰는 내내 경험하는 일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끝까지 버티며 어딘가에서 글을 쓰고 있을 당신을 응원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해 버티고 앉아 이 글을 쓴 저 자신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돌아올 아침에 한 편의 글을 쓰면서 작가로 거듭날 당신과 저에게도 또 한 번 응원의 마음을 담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