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습관을 잘 들여야 어른이 돼서도 그 습관을 유지한다는 말인데 재밌게도 이 말은 반려견에게도 통용되는 속담입니다. 강아지에게는 사회화 시기라고 하는 사회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시기가 있는데 이 순간에 습득한 것으로 일생을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렇다면 사회화 시기는 무엇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사회화 시기의 강아지는 모든 경험에 호기심을 가지고 다가갑니다. 낯선 사람이나 강아지 그리고 외부소음이나 여러 상황에 두려움 없이 과감하게 접근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는 견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3주에서 12주 길게는 16주까지의 기간 동안 유지됩니다. 이 시기가 끝나면 공포와 회피의 시기가 오는데 이때는 사회화 시기에 접했던 자극 외에는 무서워하고 피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는 생존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미 안전이 보장된 외의 자극에 접근하는 것은 생존에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사회화 시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강아지들끼리의 사회화인 3주부터 8주.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사는 사회에 대한 사회화인 8주부터 16주입니다. 첫 사회화(3주부터 8주)는 흔히 개로써 살아가면서 행동 양식을 배우는 시기입니다.
3주부터 8주까지 건강한 환경에서 자란 강아지라면 이때 자기가 생활하는 곳에서는 대소변을 보지 않는다는 것, 무는 강도 및 세기, 개들끼리의 몸짓 언어를 습득합니다. 이러한 것들은 어렸을 때 부모 견과 형제 견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사람과 사람에 대한 사회화 시기인 8주부터 16주입니다.이 두 번째 사회화 시기에 중요한 것은 여러 가지 상황에 노출되고 그 상황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는 것입이다. 강아지들은 앞으로 사람들과 살아가기 위해 여러 가지를 배워야 합니다. 그중에서는 개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고 고난스러운 것들도 많습니다. 산책을 하기 전에 줄을 매는 것, 차에 타는 것, 켄넬에 들어가는 것, 입마개를 하는 것, 외부소음에 반응하지 않는 것, 여러 사람들(어른, 아이, 여자, 남자, 노인 등)을 접하는 것, 다양한 개들을 만나는 것 등 익숙해지도록 해줘야 할 것들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생후 8주에서 12주 사이의 두짝이의 첫 산책
하지만 많은 보호자 분들이 이 중요한 시기를 그냥 넘어가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강아지의 예방접종 시기와 겹치기 때문입니다. 흔히 강아지의 예방접종은 5차로 구분하며 생후 6주부터 시작해서 2~3주 간격으로 총 5번을 맞아야 합니다. 그리고 수의사님들은 이 시기에 강아지와 산책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보호자는 돌아오지 않는 이 시기를 그저 강아지와 집안에서만 보내는 경우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겨울에도 다양한 경험을 위한 산책을 해주어야 합니다.
필자는 수의사님들을 비판하려고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수의사님은 강아지들의 건강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조언들을 해주시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 수의사 협회에서 나온 연구결과에 의하면 이 사회화 시기에 병에 걸려 죽는 강아지들보다 이 사회화 시기에 다양한 경험을 해주지 못해 훗날 문제행동이 생기고 그로 인해 파양되어 안락사 당하는 강아지들이 더 많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그만큼 이 사회화 시기에는 사람과 사람이 사는 사회에 잘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경험들을 기분 좋게 해야 하는 시기라는 것입니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내 반려견이 훗날 다른 사람과 강아지들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가고 낯선 소리나 물체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를 원하신다면 이 시기를 부디 놓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이 짧은 시기를 정말 좋은 경험으로 꽉꽉 채워 준다면 앞으로 반려견과 보내는 삶이 행복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