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또 하나의 계절, 화성>
책이 완성되어 세상에 나오기까지 많은 사연이 있었다.
2019년과 2021년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을 통해
창작지원금 삼백만 원을 두 번 받았다.
또. 내가 소속되어 있는 화성문인협회에서는
매 년 화성문학지를 발간한다.
회원인 선생님들의 주옥같은 시와 수필, 단편소설, 동화 등.
2021년 12월 화성문학지 31호 출판기념회를
화성문화원 교육실에서 조촐하게 진행했다.
마지막 수순으로 각자 자신이 쓴 시나 수필을 낭독해야 한다.
시낭송가 선생님들은
자신이 쓴 시를 캬랑캬랑하고 나긋나긋하게 낭송했다.
주옥같은 시어에 빠져들었고 시어의 아름다운 향기를
거미가 실을 뽑아내듯 조용히 풀어냈다.
폐부로 젖어드는 맛깔 난 시낭송은 감동의 도가니에 빠져들게 하였다.
내 차례가 되었다.
내가 실은 건 두 편의 수필과 한 편의 동화였다.
시 낭송은 충분히 들었으니 색다른 맛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내가 쓴 동화를 동화구연지도사답게 큰 소리로 동화를 구연하든 읽었다.
박수가 쏟아졌다.
그동안 나는 있는 듯 없는 듯한 조용한 존재로 지냈다.
그런 사람이 큰 소리로 동화구연을 하니 다들 놀란 모양이다.
자리를 옮겨 식사 장소에 도착하니
모두들 친근하게 내 어깨를 두드리거나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날 참석하신 유** 선생님이 그날 내게 반했다고 했다.
경기대학교 교수님이고 문학박사인 선생님의 줌 강의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강의가 피부에 와닿았고 참 좋았다.
선생님은 저녁식사 자리에서 내 동화를 듣고
방정환 선생님이 살아오신 것 같았다며 칭찬하셨고
나에게 반했다고 하셨다.
그리고 내가 답답해하는 에세이 글쓰기에 대해 나에게
스승님으로 가르침을 주시겠다는 확답을 받아냈다.
방통대 국문과 출신인 내게 다시없는 좋은 기회가 주어졌다.
선생님은 바쁜 시간을 쪼개 카페에서 만나 내가 쓴
380페이지의 수필을 토시하나 빼지 않고 같이 읽으며
이런 표현은 너무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또 늘어지는
부분이나 문법 상 불필요한 부분을 지적해 주셨다.
한 번 만나면 다섯 시간을 할애하며 카피해 온 내 원고를
하나하나 집어주며 폐부에 와닿는 소중한 강의를 해주셨다.
선생님의 지적의 매는 전혀 아프지 않았고 너무 행복했다.
2021년 한 해 동안 다섯 번의 만남을 가졌고 그때마다
지적한 부분을 수정해서 가지고 나가면 다시 봐주셨다.
1년 동안 수없이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383페이지가 243페이지로 줄었다.
수필은 자칫하면 개인 사생활을 기록한 일기처럼 보인다고 했다.
불필요한 글은 쳐내고 문학 저 너머로
멋지게 승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선생님은 내 글을 서울의 '천년의 시작' 출판사로 보내라고 했다.
멋도 모르고 출판사에 원고 메일을 보냈는데 알고 보니
그 출판사는 작품성이 없는 글을 출판을 거부하는 출판사였다.
선생님의 깊은 의중을 모른 채
한 달 후 내 글이 출판사 내부 심사에 통과되어 출판이 되었다.
그렇게 < 또 하나의 계절, 화성> 내 책이 세상에 나왔다.
천 권을 펴냈는데 아직도 서점에 남아있고 다 팔리지 않았다.
도서관을 통해 읽는 분들도 많이 있다고 들었다.
< 또 하나의 계절, 화성>
내가 살아온 육십 년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여과 없이 적나라하게 내가 느낀 자연의 이야기와 삶이 담겼다.
내 글을 읽은 몇몇 분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선생님이 아니었더라면 난 형편없는 글을 펴낼 뻔했다.
강의료도 받지 않고 고맙게 나를 이끌어주신 유지선 선생님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