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세이 ] 유정 이숙한
작년에는 밖은 34~35℃를 넘나드는 더위였다.
식당 주방도 30℃ 쯤 되었다. 불 앞에서 음식을 만드는
주방장 사모님은 여러 개의 화구 앞에서 절절매었다.
땀을 많이 흘려서 그런 걸까, 한쪽 시력이 무척 나쁘다고 한다.
나도 그곳에서 6개월쯤 일하고부터 땀을 많이 흘린 탓인지
시력이 1.0이었는데 0.8 아래로 내려왔다.
더워도 화구를 안고 일하시는 분이 있으니 위로를 받았다.
세척기에서 나온 뜨거운 물에 그릇을 담그고 밥알이나 이물을
떼어내고 깨끗한 물로 헹굼 하여 식기세척기에 넣었다.
고춧가루 물이 든 그릇들을 닦느라 눈에서 비가 내렸다.
수건으로 이마를 묶어보지만 땀은 눈에서 나왔다.
손가락이 아프지 않았으면 몇 달 더 근무하려고 했다.
식당주방 보조 육 개월 근무는 참을성을 시험한 시간이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사무실에서 컴퓨터나 하며 편하게 지냈다.
내가 나이 들어 식당 알바를 한 것은 나에게 도전이었다.
20대 중반 결혼하기 전에 식품회사에 다닌 적이 있다.
빵을 굽는 회사였는데 가마에서 구워져 나오는 뒤집힌 빵을
똑바로 뒤집기 위해 컨베어벨트 옆에 올라가서 작업을 했다.
수많은 빵에서 나오는 뜨거운 열기로 빨갛게 익은 얼굴.
빵을 굽고 나온 컨베어벨트를 타고 온 뜨거운 오븐 받침에
기름칠을 하면 반죽하여 성형을 잡은 빵을 옮겨 담는다.
오븐에서 나온 받침에서 뜨거운 열기가 후끈거린다.
그곳도 40도 육박하는 열기 같았다.
돈을 주고 손쉽게 빵을 사 먹을 수 있다는 것은
그분들의 수고와 흘린 땀방울 덕분이다.
기계에서 성형이 잡힌 둥근 모양의 반죽이 나오면
들러붙지 않게 그 아래쪽에 밀가루를 뿌려주는 일을 했다.
팔 개월쯤 다녔는데 그때 배운 것이 많다.
빵 한 개가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땀방울을 흘리며 수고한
더위와 싸운 결과물이란 것을!
부서에 일이 없어 그쪽 라인에 지원을 가서 알게 되었다.
식당을 다닐 때 더우니 그 분들을 떠올리며 참았다.
그 회사는 빙과류와 제빵류로 나눠져 있었다.
빙과류 파트가 바쁘면 제빵류 파트에서 지원을 간다.
더운 여름에 두꺼운 털옷을 껴입고 영하 20도쯤 되는
냉동실에 들어가 생산된 빙과류를 집어넣는다.
그곳은 빙하의 나라였다. 더울 때 털옷을 입고 일하는
분들을 떠올리며 더위를 견딘다.
요즘 날씨가 살인적으로 더운 날씨다.
가만히 있어도 더운데 더위를 온몸으로 맞으며
몸에서 발산되는 뜨거운 열 때문에
발바닥에서 불이 날 것처럼 뜨겁다는 울님.
얼마나 힘이 들까. 어서 여름이 물러갔으면 좋겠다.
집에서 음식을 만들다 보면 덥긴 하지만
에어컨이 돌아가고 선풍기가 있으니
땀은 나지만 밖에서 일하는 분들에 비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