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에세이] < 행복이 머무는 시간 > 유정 이숙한
어제가 말복이었다.
복달임 겸 유황오리가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다고 해서 예약했다.
딸과 손녀딸이랑 예약한 시간인 오후 2시에 식당에 갔다.
흙을 입혀 구웠다는데 너무 많이 구워서 겉이 마르고 탔다.
타서 껍질이 먹을 게 없다. 반납하고 싶은 심정이었고 크게 실망했다.
오리 고추장 불고기를 주문했는데 그것도 질겨서 먹을 수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집에서 만들어 간 등심 돈가스를 튀겨줄 걸 그랬다.
돈가스를 집에서 튀기면 깨끗한 기름으로 튀기기 때문에 건강에 좋고
첨가물을 넣지 않은 우유에 재서 고기 밑간을 하기 때문에 영양도 많다.
할머니의 정성과 사랑이 양념으로 덧입혀져 손녀딸이 건강해지지 않을까.
눌러놓은 등심을 두 팩 사 왔다.
칼국수 미는 방망이로 두드려서 살코기 속의 힘줄을 잘라주었다.
방망이로 두드리니 육질이 연해지고 퍽퍽하지 않은 것을
유명한 호텔에서 근무한 셰프에게 돈가스 집을 할 때 배웠다.
<< 돈가스 탄생스토리 >>
1. 잘 익고 먹기 좋게 작은 돈가스를 만들려고 한다.
2. 칼국수 방망이로 등심을 골고루 두드려서 넓게 펴주었다.
등심 사이에 숨은 힘줄이 끊어져서 육질이 연해지고 나른해졌다.
3. 돼지고기 등심 1,700g의 돈가스를 만들기 위해 소스를 만든다.
4. 펴준 등심에 직접 만든 소스를 발라준다.
<< 소스 만들기 >>
우유 1/3컵, 마늘 5쪽, 생강즙 반 스푼, 커피가루 1/2 티스푼,
소금 1/2 티스푼, 간양파 1/3 쪽, 올리고당 1스푼, 맛술 2스푼
5. 위의 비율대로 혼합한 소스를 등심에 그림을 그리듯 붓으로 바른다.
많이 바르면 짤 수 있으니 마사지하듯 살짝 발라준다.
6. 커피 향을 품은 향긋한 양념소스에 바른 등심은
최소 5시간 이상 냉장실이나 김치냉장고에서 숙성시킨다.
<< 등심 돈가스 만들기 >>
1. 계란 6개를 풀어 소금 두 꼬집을 넣어준다.
2. 숙성된 등심에 옥수수 전분 또는 감자전분을 앞뒤로 묻혀준다.
3. 전분을 묻힌 등심을 계란물에 푹신 담가 계란물을 입힌다.
4. 습식 빵가루를 용기에 담아 계란물을 적신 등심 위에 빵가루를 올려
꾹꾹 눌러준다. 등심에 많이 붙은 빵가루는 털어낸다.
5. 금방 먹을 양만 남기고 나머지는 비닐랩에 두 개씩 넣고 반으로 접는다.
6묶음을 하나의 큰 비닐랩에 넣어 냉동실에 넣어 얼리거나
한 번 애벌 튀겨 얼리면 빵가루 모양이 살아있어 맛과 영양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다.
<< 돈가스 튀기기 >
1. 튀김기나 깊은 웍에 식용유를 넉넉히 넣어주고 빵가루를 넣으면
빵가루가 바로 올라오면 160도다. 빵가루 옷을 입힌 등심을 끓는 기름에 넣어
앞뒤로 뒤집으며 튀겨주고 연한 갈색이 나면 잠시 건져낸다.
같이 먹을 식구가 부재 중일 때는 애벌 튀긴 돈가스를 식혀 냉장실에 두었다,
하루 이틀 지나고 2차를 튀겨도 모양이 예쁘다.(단 냉장실이 잘 가동될 때)
2. 애벌 튀기고 잔열로 등심 속까지 익는 시간을 주고 1분 후 기름솥에 넣어 튀긴다.
식용유 온도가 높으면 겉만 타고 속이 익지 않으므로 주의한다. 앞뒤로 뒤집는다.
돈가스를 튀길 때는 자리를 비우지 않아야 타지 않는다. 갈색이 되면 건진다.
3. 빵가루를 입히고 바로 튀겨내면 사진처럼 예쁜 돈가스가 연출된다.
전문 세프가 튀겨낸 작품이다. 초보자도 애벌 튀기고 꺼내 잔열로 익히고
다시 튀겨주면 멋진 돈가스를 연출할 수 있다.
4. 돈가스 양념은 많이 하지 말고 그때 그때 할 양을 한다.
<< 양송이 수프 >>
양송이 수프나 크림수프를 물에 개서 끓일 때,양송이버섯 한두 개를
썰어 넣으면 고퀄리티의 맛있는 양송이 수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