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행복이 머무는 시간 > 유정 이숙한
온종일 비가 쉬지 않고 내린다. 세탁물이 마르지 않아 선풍기 바람을 동원했다. 15년 넘게 사용하던
건조세탁기가 없으니 무척 불편하다. 마트에서 카레라이스에 들어갈 재료와 토종닭볶음 재료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는데 안경이 생각났다. 안경점 전화번호를 찾으려다 아차 싶었다!
유치원 유아들에게 틈틈이 책을 읽어준다. 구연동화하듯 책을 재미있게 읽어주려고 노력한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유치원에 안경을 잊고 온 모양이다. 차를 돌려 유치원에 가서 안경을 찾고 민생소비쿠폰을
양보해 준 막내내외 덕분에 큰맘 먹고 *공의 다초점 안경을 맞췄다. 컴퓨터로 밑작업을 하느라 안경이 시급하던 차라, 차를 타고 가서 안경을 찾아왔다.
감자, 당근, 호박, 양배추, 양파를 예쁘게 잘랐다. 그때 머리에 스치는 생각? 카레가루였다. 흔한 일이지만
카레가루가 없으니 저녁 메뉴를 급히 변경해야 한다. 발아깻잎을 다듬어 씻고 삶아 국간장과 진간장에 무쳐 마늘과 양파기름을 내서 볶아주었다. 삶은 무청 우거지도 한 번 더 소금물에 삶아 하루 동안 물에 담가 불리고 물을 갈아주었다. 무청시래기도 간장과 참치액젓을 넣어 볶았다. 오이도 잘라 절여 오이김치도 담갔다.
주방에서 4시간 서성였더니 무릎이 아프고 피곤해서 견딜 수 없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4시에 잠이 깼다. 토종닭 반은 데치고 헹굼 하여 압력솥에 20분 삶아 닭개장 밑작업을 했다.
토종닭 반 마리는 닭볶음탕을 했다. 아침 7시에 출근하는 *공의 손에 닭볶음탕과 깻잎볶음, 오이김치,
알타리김치와 잡곡밥을 푸짐하게 담았다. 점심을 들고 출근하는데 얼굴이 퉁퉁 부었다.
저녁이면 아픈 곳을 내가 물리치료해 주는데 어제는 힘들어서 해주지 못해 마음이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