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 비프커틀릿

[요리에세이] < 행복이 머무는 시간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한우 채끝등심을 오븐 구이 하려고 소금과 후추, 맛술로 밑간을 했다. 20대 시절 옛 추억이 떠오른다.

깜박하고 잊기 대장인데 맛있게 먹은 기억은 용케 찾아낸다. 밑간이 된 소고기를 방망이로 넓게 펴고 우유에

마늘과 후추, 맛술, 소금을 넣어 만든 양념을 소고기에 발라주었다.

46년 전, 인천 부평에 살 때 직장 여자친구와 함께 동인천의 의리의리한 경양식 집에 가서 비후가스를 먹었다. 비프커틀릿이 표준어라는데 일본식 발음의 잔재인가, 그땐 메뉴가 비후가스였다. 82년도 애들 아빠와 처음 만났을 때 영등포 해바라기 경양식 집에서 먹었던 비프커틀릿. 피아니스트가 직접 연주하는 잔잔한 피아노 음률이 흐르던 분위기가 잊지 못한다. 두 번째 노량진에서 한참을 걸어가서 흑석동 경양식 집에서 먹었던 아련한 기억 속의 비후가스가 생각난다. 그러니 여자들은 분위기에 약한 모양이다.



꿈 많은 이십 대, 먹었던 비프커틀릿, 돈가스는 자주 먹었지만 비후가스는 아련한 추억이 숨어있다. 사람은 추억으로 사는 가 보다! 추억 속에는 그때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 주인공처럼 등장한다. 새로운 인연과 추억을 각색하기 위해 비프커틀릿을 작은 식탁으로 끌어 들었다.


**채끝등심을 방망이로 펴주고 칼끝으로 힘줄을 자근자근 끊어주고 돈가스 양념을 붓으로 바른다.



<< 비프커틀릿 양념 >>

소고기 300g, 다진 마늘 4쪽, 맛술 2스푼, 올리브유 1스푼,

후추, 생강즙 0.3스푼, 올리고당 2 티스푼, 우유 2 티스푼, 진간장 1 티스푼


양념이 배인 소고기를 옥수수 전분으로 감싸고 계란물을 적셔 빵가루 옷을 멋지게 차려입었다.

팔팔 끓는 기름솥에서 기름 사워를 마치고 잠시 밖으로 나와 잠시 숨을 고르고 두 번째 기름 사워를

마치더니 비프커틀릿이란 이름으로 찾아들었다.


추억의 비후가스가 비프커틀릿이란 이름으로 행복한 기억 속, 또 하나의 추억이 되었다.


* 사진 속에는 돈가스와 비프커틀릿 섞였다. 따로 두었는데 돈가스와 비프커틀릿이 서로 우아한

비프커틀릿이라고 우기고 있다.

월, 수, 금,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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