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비후가스? 비프커틀릿

[요리에세이] < 행복이 머무는 시간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한우 채끝등심 오븐 구이를 하려고 소금과 후추, 맛술로 밑간을 했다.

돈가스 만들다 보니 20대 풋풋한 시절의 옛 추억이 떠오른다.

깜박 대장이 맛있게 먹은 기억은 용케도 찾아낸다.

밑간이 된 소고기를 방망이로 넓게 펴고 돈가스 양념을 발라주었다.


46년 전, 인천에 살 때 동인천 경양식 집에서 비후가스를 먹었다.

비프커틀릿이 표준어라는데 일본식 발음의 잔재인가, 비후가스였다.


82년도 애들 아빠와 처음 만났을 때 영등포 해바라기 경양식 집에서

먹었던 비프커틀릿, 잔잔한 피아노 연주가 가슴을 울리던 곳!

흑석동 경양식 집에서 먹었던 아련한 기억 속의 비후가스가 생각난다.



꿈 많던 이십 대 먹었던 비프 커틀릿.

돈가스는 자주 먹지만 비후가스는 아련한 추억이 있다.

사람은 추억으로 사는 가 보다!

추억 속에는 그때 맛있게 먹은 음식이 등장한다.


새 사람과의 추억으로 각색하기 위해

바프커틀릿을 작은 식탁으로 끌어 들었다.


**채끝등심을 방망이로 펴주고 칼끝으로 힘줄을 자근자근

끊어주고 돈가스 양념을 붓으로 바른다.



<< 비프커틀릿 양념 >>

소고기 300g, 다진 마늘 4쪽, 맛술 2스푼, 올리브유 1스푼,

후추, 생강즙 0.3스푼, 올리고당 2 티스푼, 우유 2 티스푼, 진간장 1 티스푼


양념이 배인 소고기에 옥수수 전분으로 감싸주고

계란물을 적셔 빵가루 옷을 멋지게 차려입었다.


팔팔 끓는 기름솥에서 기름 사워를 마치고 잠시 밖으로 나와 숨을 고르고

두 번째 기름 사워를 마친 소고기가 비프커틀릿이란 이름으로 찾아들었다.


추억의 비후가스가 비프커틀릿이란 이름으로

행복한 기억 속에서 또 하나의 추억이 되었다.


* 사진 속에는 돈가스와 비프커틀릿 섞였다. 잘 관리하여

따로 두었는데 옷을 입혀 튀기다 보니 서로 비프커틀릿이라고 우긴다.

keyword
월, 수, 금, 일 연재
이전 05화깜박하는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