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죽 쑤기

[ 요리에세이 ] < 행복이 머무는 시간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막내며느리가 툭하면 설사를 한다고 한다. 설사를 자주 하면 기운이 빠지는데 걱정이다. 몸에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므로 따뜻한 보리차를 자주 마셔야 열도 내리고 수분이 공급된다. 설사를 할 때는 찹쌀죽이나 흰 죽을 끓여 먹어야 한다. 가까이 있으면 끓여주는데 멀리 있으니 끓여줄 수 없이 너무 아쉽다.


체했거나 위가 좋지 않으면 흰 죽을 간장 하고만 먹으면 체기가 가라앉는다. 이틀 정도 흰 죽을 먹으며 속을 달래준다. 점차로 위가 나아지면 소고기 야채죽이나 전복죽을 먹어야 기운을 잃지 않고 일어설 수 있다.


어려서 아욱죽이나 미역죽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엄마는 6.25 전쟁 이후 풀뿌리 죽이나 보리죽으로 연명하던 때를 떠올리며 그때 맛있게 먹었던 보리죽을 떠올렸다. 또 겨울이면 쌀을 아끼기 위해 점심에는 밥을 푹 끓여 양을 늘려 물로 배를 채운 셈이다. 끓인 밥은 죽처럼 멀겋지는 않지만 따뜻해서 총각김치나 김치장과 먹었다.



막내며느리가 설사를 자주 한다고 하는데 장이 좋지 않은 것도 있지만 과중한 업무로 장이 예민해져 몸이 쉬어달라고 애원하는 신호이다. 홍보 전문가이며 개인사업자라 휴일이 따로 없다. 직장인은 휴일이면 쉬지만 개인 사업자는 쉴 수 없는 것이 다반사다. 할 일이 많으면 늦은 밤까지 일을 하거나 밤을 새기도 한다. 그러니 제시간에 식사하는 건 더더구나 쉽지 않은 일이다.


가까이 살면 흰 죽이나 녹두죽, 전복죽이나 소고기야채죽을 자주 끓여다 주겠지만 1시간 넘게 차로 가야 하니 마음뿐이다. 설사할 시에는 멥쌀 3: 찹쌀 1 분량으로 흰 죽을 쑤면 좋다.



어릴 적 툭하면 체해서 배앓이를 자주 했다. 친정엄마는 어린 내가 배가 아프면 무거운 날 둘러업고 건너 마을

큰 집 할아버지에게 달려가 침을 맞게 했다. 그리고 체할 때마다 흰 죽을 쑤고 그 위에 부추를 얹어 국간장과 주었다. 어려서는 자주 체했지만 지금은 건강해서 설사란 용어가 나와 거리가 멀다.



** 흰 죽 쑤는 요령 **


찹쌀 1/3컵, 일반쌀 7홉(2/3컵)을 물을 부어 세 번 살짝 씻어 물을 버리고 참기름 1 티스푼을 넣어 쌀을

박박 문질러 쌀뜨물을 낸 물을 4컵 반을 붓고 저어가며 중간 약불에 사십 여 분 죽을 쭈어야 한다.

기운이 없는 환자에게 고소한 흰 죽이 위에 부담이 없다. 죽이 완성되었을 때 간장을 넣어 동치미와 함께

먹으면 소화가 잘된다.


사전적 의미

설사: (의학) 변에 포함된 수분의 양이 많아져서 변이 액상(液狀)으로 된 경우. 또는 그 변. 소화 불량이나 세균 감염으로 인해 장에서 물과 염분 따위가 흡수되지 않을 때나 소장이나 대장으로부터의 분비액이 늘어나거나 장관(腸管)의 꿈틀 운동이 활발해졌을 때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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