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나는 3종 운동에 발을 딛게 되었나
2022년 10월 말, 10k레이스를 뛰었다. 대회를 신청할 때만 해도, 10월에 열심히 훈련해서 개인 PR인 48분대는 아니더라도 한때 편하게 뛰었던 페이스로 완주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대회 전 RSV(이틀간 내 체온 38.5도에 온 식구 10일 아픔)와 업무 때문에 10k 한번 제대로 뛰어보지 못하고 당일 대회에 다녀왔다. 그래도 57분대 기록으로 부상 없이 마무리했으니 선방한 셈인데, 뛰고 나서 달리기가 나에게 지금 기쁨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학 입학 이후 특별히 다른 운동을 하지 않을 때는 계속해서 주 2-3회 달리기를 했고 2020년에는 동네 마라톤클럽에 가입해서 열심히 달렸다. 무리한 달리기는 부상으로 이어졌고(족저근막염에 걸렸다) 이후 1년 반동안 재활과 좌절을 반복했다. 겨우 완전히 회복되었는데, 이제 달리기만 하면되는데 더 이상 재미도 의미도 없게 느껴지다니 조금 슬펐다.
2022년 11월, 그래서 수영을 시작했다. 다니는 수영강습소는 엔드리스풀(endless pool)이다. 트레드밀의 수영장 버전에서 비디오 촬영과 거울 등을 이용해서 수업을 진행한다. 물 안에 머리를 넣고 숨을 참는 것이 첫 수업이었다. 수영 연습에 필요한 각종 장비를 샀다.
주 3회 정도 카운티 수영장에서 자유수영을 한다. 점심시간에 가다 보니 비어 있는 레인이 꽤 된다. 우아하게 수영하는 사람들을 가끔 본다. 속도는 아주 빠르지 않지만 수영하는 모습에 군더더기가 없고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서 멍 때리기 딱 좋다. 코치와 이야기하면서 정말 아름답게 수영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했더니 그 사람들은 오랜 시간 수영을 하며 자세를 다듬어 온 사람들이니 너도 하다 보면 될 거다 격려해 줬다.
수영을 통해 오랜만에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며 이왕 이렇게 된 것, 자전거도 타볼까 어느날 불쑥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도, 자전거를 잘탈 자신도 없지만 말이다. 연초 프로사이클링 대회 참관을 했는데 선수들이 굉음을 내며 지나갈 때마다 얼마나 심장이 뛰었는지 모른다.
중장거리 달리기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고 있고 수영과 자전거를 배운다면, 이참에 트라이애슬론 어떨까? 목표가 있으면 집중해서 운동할 수 있다는 것을 달리기 훈련 경험으로 알고 있다. 꾸준히 하다보면, 2023년 가을엔 트라이에슬론 올림픽코스(1.5k 수영, 40k 사이클, 10k 러닝)를 완주 할 수 있지 않을까?
꿈을 꾸는 것은 내 맘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