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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북적 손님맞이

됐어, 숟가락 하나만 더 얹으면 돼

by 아브리 Dec 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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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거의 매주 손님이 찾아온다. 많이 올 때는 매일매일 오고 가는 손님을 맞이했다. 일주일 안에 4번이나 손님을 맞이한 적도 있다. 손님들은 당일치기로 놀다가기도, 며칠씩 머물기도 한다.


시간의 여유가 있기 전에는 마음의 여유도 없어 자주 부르지 못했다가 일을 줄이며 더 많은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나는 손님맞이가 적성에 잘 맞는다. 매번 집을 청소하고, 음식을 만들고, 계획을 짜는 게 충분히 힘들 수 있는 일임에도 나는 꽤 즐겁다. 친구나 지인은 물론, 시누이가 사흘씩 머무르고 시부모님이 나흘씩 머무르셔도 떠날 때면 아쉽다. 사실 시부모님의 경우, 우리가 시부모님 댁에 놀러 가 며칠씩 지낼 때는 많이 버거웠다. 이미 며느리라는 을의 입장에서 환경까지 컨트롤할 수 없으니 아마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시부모님을 우리 쪽으로 모셔 시간을 보냈다. 한결 마음이 편하고 수월했다. 서로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어 다행이었다.


감사하게도 내 주변에는 참 좋은 사람들만 머무르기에 손님맞이가 기대되는 일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상대방이 좋은 사람인 것과 다른 사람에게 나의 공간을 내주며 지낸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런 부분에서 나와 남편은 굉장히 자유로운 편이다.


일단 둘 다 털털하고 무디다. 남편은 나와 달리 내향성이긴 하지만 사람을 좋아할뿐더러 에너지가 바닥 날 시 쿨하게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내가 손님과 있기에 혼자 있는 시간이 보장되어 오히려 좋아할 때도 있다.


손님을 주기적으로 초대하기 전까지는 몰랐던 또 다른 사실은, 사람들은 의외로 손님 초대를 잘 안 하고, 또 반대로 초대를 받으면 생각보다 좋아한다는 것이다. 남편까지 대학교를 졸업한 후, 가깝게 지내던 교수님 몇 가정을 초대했었다. 부담이 될까 조심스럽게 초청하였는데, 기쁨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분들이 참 많았다. 얼마만의 초대인지 모르겠다거나 제자에게 처음 초대를 받는다는 분들도 계셨다.


내가 좋아하는 일인데 상대방도 좋아해 주니 일석이조다. 친한 친구 부부가 있는데, 어쩌다 보니 계속 우리 집에서 만나게 되었다. 미안해하는 친구를 보며 난 괜찮다고, 오히려 좋다고 진심으로 말할 수 있어 기뻤다.


다들 고마워해줘서 내가 더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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