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작사부작 멈추지 않는 손길
손이 가는 대로 할 일을 찾다가 정신 차려 보니 소소한 물건들이 쌓여가기 시작했다. 언젠가 미술 전공자인 친구와 온라인으로 문구점을 열 작정이었지만 아직 준비 기간이 많이 필요했다.
그러던 어느 날, 다운타운을 걷다 예쁜 상점을 발견하여 들어갔다. 수제 제작된 다양한 잡화가 진열되어 있었다. 구경을 하다 문득 궁금해져 주인 분에게 여쭤 봤다. “여기서 물건은 어떻게 파는 거예요?” 그분은 쾌활하게 웃으며 대답하셨다. 동네에서 개인 운영을 하는 거라 물건 샘플을 가져오면 직접 보고 결정하신다고 했다. 나에게도 관심 있으면 물건을 가져와 보라고 하셨다. 솔깃했다.
보여드릴 만한 물건은 이미 몇 가지 있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 몇 주 동안이나 물건을 조금 더 다듬고 나서야 가져갈 수 있었다. 주인 분은 나를 보고는 반가워하며 물건에 대해 물었다. 바리바리 싸들고 온 상자 안에 엽서와 자석, 학생증이나 사원증 홀더, 그리고 실링 왁스 스티커까지 잡다하게 들고 갔다. 내 예상과 달리 만족스러워하시는 것 같았다.
다만, 전부 진열할 의향은 있지만 몇 가지 물품이 다른 물품보다 더 가능성 있어 보인다는 것을 짚어주셨다. 나는 일단 팔아보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수긍했다. 그리고 곧바로 그다음 주까지 물품을 열심히 포장하여 가져갔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일을 시도해 본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
이렇게 또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작지만 나만의 성과를 하나 더 일궈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