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신랑, 꼬마 신부
요즈음 평균 결혼 연령대가 계속하여 늦춰지고 있다는데, 나는 만으로 스물 하나, 세는 나이로 스물셋에 평범한 결혼도 아닌 국제결혼을 하고야 말았다.
모르고 들으면 고생길 훤한, 어린 나이에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사실, 나조차도 아직 스스로 성장 중이라고 생각하 기에 앞으로 몇 년 후의 우리의 모습이 딱 이럴 것이 다, 고 확답하기 어렵다
우리는 정말, 말 그대로 꼬마 신랑, 꼬마 신부인 것이 다. 나의 결혼 소식을 들은 모두가 꽤나 놀란 것은 당 연한 수순이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며 축하해 줬지만 또 많은 사람들이 너무 이르다며 걱정한 것도 사실이다.
나는 이러한 특수한 상황을 기록하고 싶었다. 우리 의 결혼 생활이 (누군가에게는 막연하게 들릴지 몰 라도 우리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기에) 앞으로 1
0년, 20년, 그리고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지속된다면, 우리의 결혼 이야기는 "참 어릴 때 결혼 했었지..." 정도로 치부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가 정해져 있지 않은 지금, 결혼한 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은 새댁이 써나가는 기록이라면, 스물한 살 되는 나이에 금발의 푸른 눈을 가진 미국 남자와 결혼한 나의 상황이 퍽 파격적으로 들릴 것이 아닌가.
우리의 특별한 이야기를 변하지 않을 공간에 담아 타임캡슐처럼 간직하고 싶었다. 누군가가 보면 의아해할 수도, 미워할 수도, 동경할 수도, 혹은 응원할 수도 있을 우리의 이야기를.
꼭 현실적인 이야기는 아닐지라도, 한 번 사는 인생, 이렇게 사는 애도 있다고, 어리고 미숙할지라도 쫑알거리며 칙칙한 세상 물정 아직 모른 채 살아가는,
서툴지만 열심인 우리 이야기를 한번 용기 내어 꺼 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