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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브리 Sep 15. 2024

손의 언어, 수화를 배우다

나의 세상이 조금 더 넓어지길 바라며

남편과 같이 ASL (American Sign Language)를 배운 지 한 달이 됐다. 시간이 생기고 여유가 생기니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조금씩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수화는 꼭 배워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다.


아무래도 대면으로 배우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주변에서 수화를 가르치는 곳을 찾아봤다. 무료로 가르치는 곳이 두 곳이다 있었다. 내가 찾지 않아서 그렇지, 그들은 언제나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군데 중 기초반에서 중급반까지 가르치는 곳을 선택했다. 기초반을 듣고 나면 중급반을 이어 듣기가 더 수월할 것 같아서였다.


40분가량 떨어진 교회에서 진행되는 곳이었다. 처음 가기 전에는 작은 클래스를 예상했는데, 막상 가보니 앉을자리가 없어 서 있어야 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수화를 배우려는 스스로의 모습에 뿌듯해지려다가 금세 겸손해졌다. (물론, 4주 차쯤 되니 첫날에 비해 사람이 1/3 밖에 남지 않더라. 꾸준히 가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우리도 피곤하다는 핑계로 한번 빠졌었다.)


주 1회 진행되는 수업이기에 진도가 그다지 빠르지는 않다. 하지만 이제 알파벳이랑 숫자도 표현할 줄 알고, 자기소개도 배웠다.  그뿐만이 아니다. 수화를 가르쳐주시는 분들끼리 소통하는 것을 보고, 또 그분들의 삶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새로운 문화를 배우는 것도 참 유익하다.


나도 나지만 나에 비해 시간적 여유가 없는 남편이 흔쾌히 함께해 줘서 고맙고, 같이 배울 수 있어 더 즐겁다.


열심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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