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퀴즈에 송일국 배우와 세 쌍둥이가 10년 만의 근황을 전했다. 우리 아이들이 한창 자랄 시기에 본 세 쌍둥이의 모습과 겹쳐져 감회가 남달랐다. 그 집은 아이 셋이 쌍둥이이고, 우리 집은 아이가 셋인 삼 남매라는 것의 차이랄까. 물론 쌍둥이의 육아는 나이가 두 살씩 차이나는 삼 남매와는 비교가 될 수 없을 수 있다. 그럼에도 텔레비전을 통해 우리 아이와 함께 육아를 하는 기분이 들었고, 지금 잘 크고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며 자라고 있다.
나는 스물다섯에 결혼했다. 사회생활도 제대로 하지도 않고 그 무슨 일이냐며 주변에서 다 반대하고 나섰지만, 어쩔 수 있는가. 그리 좋은 사람이었고 내가 평생 후회하지 않으리라는 자신감이 있었는걸. 스물여섯에 첫째를 낳고 스물여덟에 둘째를 낳았다. 막내는 서른이 될 때 낳았다. 결혼 때부터 나는 아이 셋이 결정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셋 정도가 좋겠다고 생각했다. 넷은 어떻겠느냐고 슬쩍 물었을 때 남편은 "그건 안돼!!"라고 단호히 거절했다. 나도 그건 힘들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하면 서른에 막내를 낳았으니 얼마나 복된 일인가. 요즘은 마흔이 넘어서 겨우 결혼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아이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혹여 아이 준비를 하더라도 노산의 어려움으로 큰 걱정을 하기 마련이다. 나는 이미 오십이 되기 전에 아이들을 거의 성장시켰다. 친구들 같은 자녀들이 군대도 가고 대학도 가는 상황에 이르렀다. 다른 사람이 나를 부러워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물론 나의 20대와 30대를 생각하면 힘들었다. 주변 친구들은 아무도 나와 육아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내가 가장 먼저 결혼했으니 서로를 이해해 주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10년 넘게 전업주부의 생활을 하며 커리어로 사회생활을 휘젓는 친구들을 보며 부럽기도 했다. 그렇지만 후회를 하지는 않는다. 조금 늦은 듯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위해 지금도 앞으로 가고 있다.
긴 육아시간만큼 세 아이는 나에게 정말 특별하다. 내 뱃속에서 나온 아이들이 각자의 미래를 향해 다른 곳을 바라본다. 당연한 일이지만 세 명이 다 같지 않다. 각자의 생각이 있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세 명을 모두 지지한다. 학원으로 돌리지 않고 그들이 각자 신중히 생각한 그들의 미래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