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새: 계절에 관계없이 거주지를 옮기지 않는, 터를 잡고 살아가는 새. 철새의 반대말이다.
텃세: 사전적으로 '먼저 자리를 잡은 사람이 뒤에 들어오는 사람에 대하여 가지는 특권 의식. 또는 뒷사람을 업신여기는 행동'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자기 땅이거나 처음부터 특정 인물만 모이는 모임이 아닌 곳에서 그냥 단순히 오래 있었다고 자기 자신이 처음 들어온 사람에게 소유권을 주장하거나 자신이 특권을 가지고 있는 양 주장하는 행위가 텃세라는 것이다.
출처: 나무위키
텃새와 텃세는 철자부터 헷갈린다. 자연스레 두 단어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는 건지도 궁금해진다. 그런데 마침 우리를 대신해서 국립국어원에 질문을 올려주신 분이 있어서 그대로 옮겨본다.
질문:
한 지역에서만 살며 번식하는 새를 가리키는 말 '텃새'가 '텃세 부리다'의 의미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을까요? 토박이로 사는 새가 철새에게 으스대며 영역권을 주장하는 모습에서 유래되었다... 와 같이요.
답변:
동물 전문 용어인 '텃새'는 표준국어대사전에 고유어로 올라 있는 반면, '먼저 자리를 잡은 사람이 뒤에 들어오는 사람에 대하여 가지는 특권 의식 또는 뒷사람을 업신여기는 행동'을 의미하는 '텃세'의 '세'는 한자어 '세(勢)'가 쓰인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텃새'와 '텃세'의 역사 정보가 남아 있지 않아, 그 둘의 의미적 연관성을 확인하여 드릴 수가 없습니다.
출처: 국립국어원
국립국어원은 공식적인 문서가 없어 연관성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 텃세 부리는 사람은 꼭 텃새 같다. 마치 날카로운 부리로 쪼듯이 새로 들어온 사람을 마구 몰아붙인다.
"거기 앉지 마세요. 자리 있어요."
"처음에는 좀 가만히 듣고만 계세요. 너무 나서지 마시고요."
"그렇게 하는 거 아녜요. 예습은 이렇게 하세요."
"처음 오셨으니 신고식하셔야죠."
"왜 제가 질문했는데 선생님을 보고 대답하시나요? 저를 보고 하세요."
"저랑 짝하셔야죠. 왜 다른 데로 가셨어요? 다시 제 옆으로 오세요."
"진도 너무 빨라요. 천천히 해 주세요."
"진도 너무 느려요. 빨리 해 주세요."
"난 이 책이 맘에 드는데 다음번엔 이걸로 교재 사용해 주세요."
"다른 데 있는 선생님은 다른 식으로 가르치니까 좋던데 선생님도 그런 식(?)으로 해 주세요."
"수업 중에 음료 마시지 마세요. 책상이 더러워지잖아요."
"모두 의자 잘 집어넣고 가세요. 참, 사람들이 기본매너가 없어. 어이구~"
"제 개인정보를 어떻게 아셨나요? 사무실에서 알려줬나요? 신고해야겠군요."
"당신이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나이도 어린것이."
"이쯤 되면 막 나가자는 거지요?"
엄마는 늘 말씀하셨다. 어디에 가든지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지금은 떠나셨지만 S 문화센터에는 이런 철학을 가지신 분들이 있었다. 주인의식을 가지신 분들.
물론 한 곳에 오래 머무르다 보면 자연히 주인의식이 생긴다. 내가 선배로서 더 잘 알고 있기에 새로 온 사람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도 이해된다. 선한 의도로 시작한 말이 오해받는 것은 익숙한 자와 낯선 자의 차이일 것이다. 항상 그 자리에 앉는 사람이 있음을 알기에 서로 불편한 상황이 되지 않도록 "거기 자리 있어요."라고 이야기했겠지만 분위기도 상황도 모르는 '을'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물론 대부분의 회원분들은 처음 오신 분들을 따뜻하게 맞아 주시고 잘 설명해 주시고 커피 마시자고 초대까지 하신다. 이런 분들은 섬기는 종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다. 이미 형성된 그룹에 새로 들어가야 하는 분은 약자의 입장일 수밖에 없고 사소한 말에도 갑질을 당한 느낌이 들 수 있다. 을의 입장에서는 무반응조차 차가운 갑질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기에 새로운 분들을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는 오버한다 싶을 정도의 친절함이 아닐까 싶다.
여러 활동을 하다 보면 텃새도 되고 철새도 되기에 자신의 경험을 조금만 기억해 내면 기존 팀에 새로이 발을 내딛는 분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바라기는 모두 섬기는 종의 마음을 가지고 '과잉친절'을 베푸는 S 문화센터 회원분들이 되었으면 한다. 이곳이 모두가 환영받고 존경받으며 사랑받는 장소가 되길 진심으로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