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도다! 상실의 아픔이여
<제9화> 현재분사, 과거분사 구분하기
<제9화>
분사를 상실의 아픔으로 배우자!
영끌이는 연애동사에 힘을 받아 첫 데이트에 성공하고 100일을 무사히 넘긴다. 그런데 요즘 보통 아이들처럼 이별을 빨리 겪고 만다.
"영끌이의 연애동사 기억하지?"
"네~ 쌤!. 한 번 좋아하기(like, love, prefer, hate) 시작했으면(begin, start) 계속해야쥐(continue)~ 크크."
신났네, 우리 이쁜이들. 그런데 어쩌랴. 오늘은 상실의 아픔으로 들어가야 하거늘.
"너희들의 응원에 힘입어 우리 영끌이가 연애한 지 100일을 무사히 넘기긴 했는데, 아~ 이를 어쩜 좋아..."
"왜요? 헤어졌어요? 어머, 어머, 어떻게"
눈치는 구단. 어? 그런데 이상하네. 애들 표정이 웃고 있는데? 말과 얼굴이 따로 놀고 있네. 남의 슬픔이 너희들의 기쁨이었구나. 흐흑!
"우리 영끌이는 너무 슬펐지. 밤에 잠도 안 오고 마음도 싱숭생숭해서 별이나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옥상에 올라갔단다. 하늘에 빼곡히 박혀있는 별들을 보니 어찌나 서럽던지... 그런데 갑자기 강풍이~"
전자칠판에 옥상 위의 영끌이가 강풍에 밀려 떨어지고 있는 그림을 공중에 그린다.
"떨어지는 있는 영끌이를 영어로 뭐라고 하지?"
"falling 영끌?!" 아이들은 갑자기 떨어지고 있는 영끌이 그림에 흥분한다.
이건 뭐지? 별게 다 즐겁군.
"0.02초 후에 영끌이 상태는 이렇게 되었단다."
전자칠판엔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영끌이가 등장하고 질문도 등장한다. "이렇게 된 영끌이는 영어로 뭐라고 표현할까?"
"falled 영끌?... fell 영끌?... felled 영끌?... fallen 영끌?... 아, 맞네, 맞아. fallen 영끌이요~! 맞지요?!"
내 표정을 보면 답인지 아닌지 보이나 보다. 계속해서 답을 바꿔가면서 시도를 하는 아이들. 그래, 그래.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는데. 맞을 때까지 계속~
사실 아무거나 막 말하는 느낌이긴 한데. 쩝! 그래, 뭐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했던가.
갑자기 나의 상념을 깨우는 소리~
"쌤, 너무 잔인해요! 영끌이 죽었어요?"
아니, 금방 공중에서 떨어지고 있는 영끌이 그림엔 신나서 미소 짓던 놈들이 바닥에 짜부라진 영끌이를 보고는 나보고 잔인하다네. 영어공부를 위해 임팩트 있는 그림 좀 그렸구먼.
그래도 죽음은 좀 너무 많이 나간 것 같으니...
"영끌이는 안 죽었어. 심지어 다치지도 않았어."
"엥? 어떻게 하나도 안 다쳐요. 저렇게 높은 옥상에서 떨어졌는데요."
내가 그림을 너무 real 하게 그렸나? 웬 감정이입? 그래도 순수한 아이들 정서상 기획안을 바꾸자.
"응~ 이게 다 영끌이가 이별의 슬픔 때문에 울다가 잠들어서 생긴 일이야."
"그럼 이게 다 꿈이라고요?"
"응, 그렇지. 꿈! 악몽이지."
"뭐예요~"
뭐긴 뭐야, 너희들 머릿속에 콕 박아 넣느라고 충격요법 좀 쓴 거지. 이상할수록 더 잘 기억날 거 아님?!
"고로 진행은 ~ing를 쓰고 완료된 건 p.p. 를 쓰면 된단 말씀!!!"
어~ 이 녀석들 봐라. 금방 전까진 들이댈 듯하던 몸이 이젠 의자로 가라앉네. 그럼 꿈 아니고 정말 영끌이가 죽었으면 한 거야? 이 사악한 것들. 이럴 땐 빨리 또 질문을 던져야 하지. 풍선에 바람이 빠지지 않도록.
"그럼 여기서 퀴즈! 첫 번째로 맞추는 사람은 캔디!"
"오~ 쌤! 빨리빨리요. 빨리 질문하세요!"
흐흐, 그래 그래. 이래야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지.
"이 세상에는 낙엽이 두 종류가 있단다. 떨어지고 있는 낙엽과 이미 땅에 떨어진 낙엽~"
"저요, 저요. 너무 쉽네. a falling leaf, a fallen leaf. 아까랑 똑같잖아요. 딴 거 내줘요."
캔디가 제일 먼저 맞춘 학생에게 날아가니 아주 이제 눈을 불을 켜고 달려든다.
좋다! 캔디는 많다! 얼마든지 문제를 내주마.
종 칠 때까지 달리고 달리고 달리자. 분사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