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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Love is..

비 오는 날의 사랑고백

by 규린 Mar 07. 2025




비가 내리는 오후, 민설아는 우산도 없이 길을 걷고 있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만이 가득했다. "주빈이 괜찮을까?"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동네에서, 그녀는 항상 주빈의 곁에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 불안했다. 주빈은 저혈당으로 쓰러질 때가 종종 있었고, 설아는 그를 항상 구해주곤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주빈이 예전처럼 자신에게 의지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그때, 설아는 골목길에서 주빈의 모습을 발견했다. 주빈은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고, 얼굴은 창백했다. 설아의 심장은 철렁 내려앉았다.

"주빈아!" 그녀는 달려가서 그를 붙잡았다. "괜찮아? 일어나!"

주빈은 힘없이 고개를 들었다. "설아야… 나, 괜찮아."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 설아는 그를 확인하자마자, 주저하지 않고 그를 안아 올렸다. 비가 쏟아지는 길거리에서, 그녀는 주빈을 둘러업고 병원으로 내달렸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설아는 간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주빈은 곧 치료를 받았고, 설아는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가 의식을 찾았을 때, 설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걱정했어… 너 또 혈당 주사 안 맞은 거지? 그럴 때마다 내가 얼마나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지 알아?"


설아의 목소리에는 걱정과 애정이 담겨 있었다.

주빈은 미안한 듯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설아. 항상 너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아서…"

"부담? 그런 거 없어. 너는 내 소중한 친구야."


설아의 목소리는 따뜻했지만, 주빈은 그 말속에 숨겨진 감정을 느꼈다. 설아의 따뜻함은 친구에 대한 사랑 이상으로 느껴졌다.

그날 이후, 주빈은 설아와의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는 설아와 함께 있을 때마다 느끼는 미묘한 감정이 두려웠다.


설아가 자신을 걱정해 주는 것이 고마우면서도, 자신이 그녀에게 짐이 되는 것 같아 괴로웠다. 그래서 그는 일부러 그녀를 피했다.

그러나 설아는 주빈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왜 이렇게 나를 피하는 거지?"


그녀는 혼란스러웠다. 주빈의 얼굴에 스치는 불안한 표정이 마음에 걸렸다.

어느 날, 설아는 주빈에게 직접 물었다.


"주빈아, 너 나를 피하는 이유가 뭐야? 내가 뭘 잘못했어?"

주빈은 잠시 침묵했다. 차마 사실대로 말하기엔 너무 두려웠다.



"그냥… 내가 너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어."



그렇게 그는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짐? 그럴 리 없어."


설아는 부드럽게 그의 손을 잡았다.



 "너랑 나는 어린 시절부터 모든 걸 함께한 사이야. 뭔 짐이야, 짐은."

"그래도…"



주빈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민설아… 좋아해."

설아는 그 말에 놀라며 주빈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내 웃으며 그를 끌어안았다




 "나도 좋아해, 주빈아."

그 순간, 두 사람의 마음이 서로를 향해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비가 내리는 날, 그들은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며 진정한 사랑의 시작을 알렸다.




설아는 더 이상 주빈에게서 도망치지 않기로 결심했고, 주빈은 이제 설아를 더욱 소중히 여기기로 했다.

이렇게 두 사람의 사랑은 비 오는 날, 우연히 만난 운명처럼 싹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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