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던 연인이 써준 마지막 노래
" 네.. 이번곡 제가 동경했던 분이 저에게 주신 마지막 곡입니다.
우리 팬 여러분들 노래 아시면 다 같이 불러주세요 "
수많은 응원봉들이 빛나고 있는 커다란 공연장 안에서 울려 퍼지던 환호의 소리가 줄어들고 가수의 음성만이 남아있다. 그리고 이 노래를 듣는 사람도 부르는 사람도
눈물이 또르르 흐른다. 왜냐하면 이 노래를 선물해 준 주인공은 하늘에서 이 곡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
후회해도 달라지는 건 없는데
사진 속의 그대는 웃고 있는데
그렇게 사랑했으면서
사랑 한 만큼 아픈데..
떨어져 가는 꽃잎들처럼
무너져 내려가는데
사람은 참 간사하기도 하지
서로의 잘못이 없다는 걸 알면서
미련을 남기고 떠나는 거
차라리 그대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그때는 달라졌을까.
반복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뫼비우스의 띠처럼 수없이 맴돈다.
사랑의 만남과 이별의 끝이
그 끝이 어떻게 될지 다 알면서도.
그대를 아직도 사랑하고 있는 난
울지 않으렵니다.
그대가 더 아플 테니
이별이 없다고 믿었던 건지
무너져 내리지 않을 거라 자신했던 건지
이유는 몰라도.. 반복되는 띠 안에 갇혀
오늘도, 내일도 그대를 사랑하렵니다.
애초에 미련을 남길걸 알면서
아직도 그대를 사랑하고 있는 내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이별의 끝은 언젠간 거쳐야 하는 아픔 중 하나라는 것.
서로의 잘못이 없다 하더라도 미련이 남는 법.
상처 안 받을 순 없겠지만
그대를 위해 헤어지는 법.
나는 그대를 영원히 사랑하렵니다.
그대가 내 눈물을 설령 모른다 할지라도
그대에겐 원망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대가 떠나는 날이 와도
울지 않으렵니다.
그대를 향한 사랑의 맹세처럼.
사랑하겠습니다. "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예준이 이토록 눈물을 흘리면서 마지막 한 줄을 불러나가는 이유는 사연이 깊은 듯해 보인다. 노래가 끝난 후, 마지막 엔딩곡을 끝으로 예준의 콘서트는 막을 내린다.
콘서트 눈물이라는 기사가 나가고 팬들은 궁금증에 휩싸였다.
애인이 있었다거나 하는 썰들이 난무했고 모두가 그 곡의 사연을 들여주길 원했다.
콘서트가 끝난 일주일 뒤 예준은 라이브를 켜고 팬분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여느 때나 다름없는 예준 얼굴에 팬분들은 사연을 물어봐도 되겠지 라는 생각을 했던 거 같다. 곡의 주인공이 누군지 궁금하다며 들려달라는 댓글을 읽은 예준은
희미하게 웃더니 말했다. 그 미소가 누구보다 슬퍼 보였다.
" 이 곡을 준 주인공은 제가 가장 동경했던 작곡가이자 저랑 오래 가수의 꿈을 키웠던 친구예요. 그리고 그 친구는 지금 밤하늘에 빛나고 있는 별로써 존재하겠지만요"
그러자 댓글이 또 하나 생겼다. 그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줄 수 있겠느냐고.
예준은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
" 작곡가 윤별 기억하시나요? 우리 별이는 는 곡을 만들고 부르는 걸 좋아하는 친구였어요 그리고 별이랑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스물넷까지 오랜 친구였어요
꽤 오래되었죠 그래서 그만큼 인연이 깊었고요. 실력도 뛰어난 천재작곡가란 타이틀을 가질 만큼 제가 존경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어요"
예준은 말을 잇다가 잠시 목이 막혔다. 그리고 눈물이 나올려는 걸 꾹 참고 다시 말을 이었다.
" 별이와 저는 같이 데뷔를 꿈꿨었어요 그런데 별이에게 아주 큰 시련이 찾아왔어요 신도 무심하시지.. 별이는 고칠 수 없는 희귀병에 걸리고 말았답니다
남은 시간은 7개월. 그래도 별이는 제가 노래하는 걸 좋아하는 친구였어요
제가 연습생 생활이 힘들 때마다 저의 버팀목이었답니다"
그랬다. 예준에게는 윤별이 인생의 동반자와도 같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던 그 순간에도 예준 곁에 있어줬던 건 별이었으니까. 그래서 별이가 아파하는 걸 볼 때마다 마음이 더더욱 타들어갔다.
"아 그리고 별이는 저에게 항상 새로 만든 곡을 들려줬었어요
하지만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흘러갔죠 콘서트 때 불러드렸던 노래가
그 울면서 불렸던 그 노래는 저를 위해 써준 마지막 곡이었어요
제가 꼭 불려주길 바랐다고 편지에 적혀있었어요
별이는 그 곡을 발매시키고 난 후, 제가 음악방송 1위를 하는 걸 보지 못한 채
발매 후에 2주 후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답니다"
예준은 그날에 탈진될 때까지 울었다고 밝혔다. 자신의 길을 밝혀주던 친구가 사라졌다. 항상 자신을 보면 햇살처럼 웃어주던 애인이었다.
동경하고 좋아했었다. 친구이자 때로는 행복을 나눈 연인이었다.
" 친구랑 음악 하는 활동이 너무 즐거웠고 별이는 저에게 가족이나 다름없었어서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그 친구 생각이 참 많이 나는 거 같아요"
댓글창은 모두 눈물로 도배되었고 예준도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며 말했다.
" 제 사연을 들어주신 팬 여러분 너무 감사드리고 오늘 라이브는 여기서 끝맺을게요
사랑합니다 팬 여러분"
예준의 음악플레이어에 항상 담겨있는 그 곡. 예준과 항상 함께하는 그 곡
한 사람의 사랑이야기 같지만 이 곡의 진짜 내용은 별이가 예준에게 전하는 마지막 말이었다는 걸.
예준의 사연이 멀리멀리 퍼지고 그 곡은 다시 한번 역주행을 거머쥐었다.
이제는 사랑노래 하면 떠오르는 노래로 자리 잡았다.
별의 기일날, 예준은 꽃을 하나 놔두곤 말했다.
" 나의 햇살 별이야, 잘 지내고 있어? 너무 보고 싶은데
안아보고 싶은데 내 곁에 없다는 사실이 너무 가슴 아프게 쓰라린다
사랑해.. 별아"
그렇게 그날밤의 별 하나는 예준에게로 떨어지겠지.
예준의 마음을 받은 별이의 별 하나가.